[공연] 국창 조상현의 소리 잇는 이성현, 보성소리 ‘심청가’ 4시간 완창

  • 등록 2026.09.11 10: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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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 서울돈화문국악당서 ‘지효지성(至孝至誠)’ 무대
박유전-정재근-정응민-조상현-이성현으로 이어지는 보성소리 강산제 심청가
2020년 이어 두 번째 심청가 완창…송대의·김준영 고수 장단

 

국창 조상현의 소리 잇는 이성현, 보성소리 ‘심청가’ 4시간 완창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이자 국립창극단 단원인 소리꾼 이성현이 국창 조상현에게 물려받은 보성소리 강산제 ‘심청가’를 4시간에 걸쳐 완창한다.

 

이성현의 『심청가 완창-지효지성(至孝至誠)』이 오는 10월 4일 오후 3시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열린다. 2020년 첫 심청가 완창 이후 6년 만에 다시 도전하는 두 번째 심청가 완창 무대다.

 

이번 공연에서 주목되는 것은 이성현이 스승 조상현으로부터 사사한 보성소리 강산제 심청가의 맥을 온전히 무대에 풀어낸다는 점이다.

 

보성소리는 근대 판소리사의 거장 박유전으로부터 정재근, 정응민을 거쳐 조상현으로 이어졌으며, 이성현은 오랜 기간 조상현에게 소리를 배우며 그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무대는 박유전-정재근-정응민-조상현-이성현으로 이어지는 소리의 흐름을 오늘의 젊은 소리꾼이 완창이라는 형식을 통해 관객과 나누는 자리다.

 

특히 심청가는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인당수에 던지는 심청의 지극한 효심을 중심으로 인간의 희로애락을 펼쳐내는 판소리 다섯바탕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공연 제목인 ‘지효지성(至孝至誠)’ 역시 이러한 심청의 지극한 효와 정성을 담고 있다.

 

심청가는 슬픔의 정서를 표현하는 계면조의 비중이 높고, 등장인물의 심리와 극적 상황을 소리로 세밀하게 그려내는 것이 중요한 작품이다. 이성현은 스승 조상현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보성소리 강산제가 지닌 깊은 음악성과 이면을 살려 약 4시간 동안 심청의 서사를 펼쳐낼 예정이다.

 

4세에 시작한 판소리…조상현 만나 소리 인생의 길 열어

 

이성현은 만 4세 때 어머니가 운영하던 어린이집의 국악 특기적성 수업에서 재능을 발견하면서 판소리와 인연을 맺었다. 1999년 조상현을 만나 본격적으로 소리의 길에 들어섰으며, 이후 심청가를 비롯해 춘향가와 수궁가를 사사했다. 유미리에게는 흥보가를 배웠다.

 

이성현

 

어린 시절부터 ‘완창’과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7세 때 약 3시간 분량의 흥보가를 완창했으며,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3년에는 6시간에 이르는 춘향가 완창에 도전했다. 2017년 수궁가, 2020년 심청가를 완창했고 2023년 다시 춘향가를 완창했다. 2024년과 2025년에는 연이어 적벽가 완창 무대를 가졌다.

 

어린 소리꾼에서 출발해 이제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활동하는 전문 소리꾼이 된 이성현에게 이번 심청가 완창은 그동안 축적한 음악적 경험과 성숙해진 소리 세계를 확인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그의 성장 과정에는 굵직한 수상 경력도 함께한다. 7세 때 서편제보성소리축제 초등부 장원을 차지했고, 초등학교 3학년 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 어린이판소리 부문 장원에 올랐다.

 

고교 시절인 2013년 동아국악콩쿠르 판소리 학생부 금상, 2015년 온나라국악경연대회 판소리 부문 금상을 수상했으며, 2021년 공주 박동진 판소리대회 명창부 최우수상(국회의장상)을 받았다.

 

이어 2022년 제32회 KBS국악대경연 종합대상을 차지했고, 2024년 제24회 공주 박동진 판소리 명창·명고대회에서는 명창부 장원에 올라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소리꾼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국립국악고등학교를 거쳐 중앙대학교에서 학사 과정을 마치고 석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무대 밖에서는 ‘나눔의 소리’…병원 찾아 환자들과 판소리 나눠

 

이성현의 소리 인생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부분은 어린 시절부터 이어온 재능기부 활동이다.

 

아름다운재단을 통해 재능기부 활동을 펼쳤으며 아산병원, 서울대병원, 한양대병원과 복지관 등을 찾아 ‘사랑의 음악회’라는 이름으로 여러 차례 판소리 공연을 선보였다. 이동식 침대나 휠체어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던 환자와 보호자들이 소리를 들으며 기뻐했던 모습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고 한다.

 

콩쿠르에서 받은 상금을 미숙아 치료와 모교에서 공부하는 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을 위해 기부하기도 했다. 이성현은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병원에서 투병 중인 환자들을 위한 공연을 다시 펼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방송과 무대 활동도 활발했다. KBS ‘국악한마당’을 비롯해 ‘아침마당’, ‘스타골든벨’, MBC ‘장소보감’, SBS ‘좋은 아침’, EBS ‘이것이 한국의 전통 소리다’ 등 다양한 방송에 출연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전주세계소리축제 ‘젊은판소리 다섯바탕’ 무대에서 흥보가·수궁가·심청가를 선보였으며,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정동극장 판소리뮤지컬 ‘적벽’에서는 도창 역을 맡아 소리와 춤을 아우르는 무대를 펼쳤다.

 

송대의·김준영 고수와 4시간 대장정

 

이번 심청가 완창은 1·2부로 나뉘어 약 4시간 동안 진행된다. 2시간가량의 1부 공연을 마친 뒤 휴식 시간을 갖고 다시 2부 완창을 이어간다.

 

북장단에도 실력파 고수들이 함께한다. 1부에서는 국가무형유산 판소리고법 전수자이자 제22회 공주 박동진 명창·명고대회 명고부 대상인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고 음악그룹 HUM 동인으로 활동하는 송대의가 북을 잡는다.

 

2부에서는 제45회 전국고수대회 대통령상 수상자 김준영이 고수로 나서 이성현의 소리를 받친다. 완창이라는 긴 호흡의 무대에서 소리꾼과 고수가 만들어내는 긴밀한 호흡 역시 이번 공연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은 여덟 살 무렵부터 조상현에게 소리를 배워온 이성현이 오랜 세월 갈고닦은 스승의 심청가를 자신의 소리로 다시 풀어내는 자리라는 데 의미가 있다.

 

어린 시절 신동 소리꾼으로 주목받았던 이성현은 이제 수많은 완창 경험과 창극 무대, 경연을 거치며 중견으로 향하는 길목에 서 있다. 2020년 첫 심청가 완창 이후 6년 동안 그의 소리가 얼마나 깊어지고 달라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한편 이성현 『심청가 완창-지효지성(至孝至誠)』은 10월 4일 오후 3시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열린다. 전석 무료 초대 공연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 관람할 수 있으며, 공연 문의는 010-8885-5555로 하면 된다.

 

 

송혜근 기자 mulsori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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