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안 오구굿의 숨결을 기악으로 풀어내다… 국악앙상블 불세출 ‘밤쩌’ 공연
국악앙상블 불세출이 동해안 오구굿의 장단과 정서를 현대적 감각의 기악 무대로 재해석한 공연 <밤쩌>를 오는 6월 5일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작은마당에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대전시립연정국악원과 불세출이 ‘국악의 날’을 기념해 공동기획한 무대로, 2026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공연제작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국악앙상블 불세출은 2006년 결성된 단체로, 해금·피리·장구·거문고·대금·아쟁·가야금·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연주자들이 모여 전통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해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연주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들은 전통의 어법 안에서 실험성과 동시대적 감각을 꾸준히 확장해오고 있다.

이번 작품 <밤쩌>는 동해안 지역 세습무들이 오구굿에서 사용하는 은어 ‘밤저’를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한 제목이다.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동해안 오구굿의 흐름처럼, 망자의 넋을 위로하고 삶과 죽음의 경계를 어루만지는 굿의 정서를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동시에 점차 잊혀져 가는 전통예술의 가치와 민속문화의 본질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의미도 담았다.
특히 <밤쩌>는 불세출의 ‘사라져가는 것에 대하여’ 시리즈 두 번째 작품으로, 202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초연된 바 있다. 당시 무녀의 소리와 타악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굿의 구조를 국악 기악 선율 중심으로 재구성하며 독창적인 무대를 선보였고, 이번 공연에서는 음악적 집중도를 더욱 높여 새롭게 재개발되었다.
작품은 동해안 오구굿의 주요 굿거리 가운데 음악적 표현성이 뛰어난 장면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1장 ‘정화하다’는 부정(不淨) 의식을 바탕으로 인간 세계의 잡스러운 기운을 씻어내는 과정을 담았으며, 2장 ‘넋이로다’에서는 초망자굿을 통해 망자의 넋을 불러들이고 위로하는 정서를 표현한다. 마지막 3장 ‘밝혀주다’는 초롱가굿을 중심으로 망자가 저승길을 무사히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비추는 의식을 음악적으로 풀어낸다.

이번 공연에는 두 명의 배우도 함께 참여한다. 배우들은 때로는 무녀가 되고, 때로는 망자를 위로하는 존재가 되며, 관객들에게 굿의 흐름과 의미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길라잡이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다소 낯설 수 있는 동해안 오구굿의 세계를 보다 쉽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불세출은 이번 작품에서 굿의 원형을 단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악 중심의 음악 언어를 통해 오늘날의 감각으로 ‘위로’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악기들이 마치 사람처럼 말을 건네듯 이어지는 선율 속에서 관객들은 굿이 지닌 정화와 위안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된다.
공연은 6월 5일 오후 7시 30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작은마당에서 열리며, 관람료는 전석 1만 원이다. 예매는 대전시립연정국악원 및 NOL티켓을 통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