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춤의 맥, 오늘의 무대에서 다시 숨 쉬다… ‘한국예인열전 실록편’ 개최
우리 전통춤의 원형과 예인의 혼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무대가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펼쳐진다. 풀뿌리문화연구소(대표 강신구)는 오는 5월 28일 오후 7시,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한국예인열전 실록편」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전승열전’과 ‘실록열전’ 두 개의 구성으로 나뉘어, 우리 춤이 지닌 정신성과 예술적 깊이를 무대 위에서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특히 잊혀 가는 민족예술의 뿌리를 재조명하고, 선대 예인들이 남긴 춤의 결을 오늘의 감각으로 이어가고자 기획된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기획·제작을 맡은 강신구 대표는 “우리 선현들께서 지녀온 소리와 춤, 풍류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우고자 마련한 무대”라며 “멋과 흥으로 울림이 지녀온 참신하고 여유로운 예인들의 한자락, 한뜻을 마음에 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채 1기 출신으로 예술자료관 창설자이며, 세종문화회관 공연예술본부장과 세종문화회관 재개관기념축제 추진단장 등을 역임하고 오랜 시간 한국 전통예술의 현장을 기록하고 기획해 온 전통예술평론가다.
1부 ‘전승열전’에서는 박금희의 살풀이춤을 시작으로, 이봉주의 엄옥자류 부채산조, 이현경의 박경랑류 영남교방청춤, 이은자의 ‘나르리’, 박국자의 ‘열반환상’이 이어진다. 각각의 작품은 전통춤의 계보와 예술세계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해석과 깊이를 담아낸 무대로 꾸며진다.

박금희의 살풀이춤

이봉주의 엄옥자류 부채산조

박경랑류 영남교방청춤의 이현경

김지립류 살풀이 나르리의 이은자
특히 박경랑류 영남교방청춤은 영남지역 교방춤의 맥을 잇는 작품으로, 박경랑 선생이 집대성한 춤사위를 통해 경상도 특유의 멋과 정서를 드러낸다. 또한 김지립류 살풀이를 바탕으로 한 이은자의 ‘나르리’는 ‘날아오르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 자연스러운 호흡과 흐름의 미학을 무대 위에 풀어낸다.

박국자의 열반환상
박국자의 ‘열반환상’은 승무 명인 정재만 박사의 예술세계를 바탕으로 한 창작춤으로, 삶과 죽음, 그리고 해탈의 경지를 춤 언어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서두의 내레이션에는 법구경 일부가 활용되며, 서두의 시낭송은 성우 송도영이 맡아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2부 ‘실록열전’에서는 천명선류 교방춤, 오미자의 살풀이춤, 박상희의 무녀도, 서영님의 ‘9고무’가 이어지며 한국 전통춤의 다층적인 미감을 펼쳐낸다.
천명선의 교방춤은 부채를 활용한 섬세한 춤사위와 절제된 기품이 특징으로, 교방예술 특유의 우아함과 한국춤의 정중동 미학을 드러낸다. 오미자의 살풀이춤은 남도 무무 계통의 전통 살풀이를 기반으로, 흰 수건과 느린 호흡 속에서 한과 해원의 정서를 깊이 있게 표현한다.

천명선의 교방춤

오미자의 살풀이춤
박상희의 ‘무녀도’는 양정화 명인의 춤맥을 바탕으로 신과 인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무속적 에너지를 담아낸 작품으로 그의 애제자이자 딸인 박상희에게 전승되어 온 춤이다. 춤과 노래, 그리고 악사 곽승호(가무악예혼 대표), 서영호, 박근형, 김정림, 김일현, 김단우의 장단이 어우러져 한국 전통예술의 원형적 힘을 보여준다.

박상희의 무녀도
마지막 무대인 서영님의 ‘9고무’는 9개의 북을 활용한 장엄한 퍼포먼스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9고무는 본래 궁중무에서 유래한 작품으로, 북의 울림과 춤사위가 결합되어 인간의 고난과 극복, 또 다른 세계와의 조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박종훈의 장구가 더해져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서영님의 9고무
이번 공연은 전통춤의 원형과 정신을 기록하고 후대에 전승하려는 ‘실록’의 의미를 담고 있다. 세대를 이어 전승된 춤사위 속에서 오늘의 예인들이 어떤 방식으로 전통과 현재를 연결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