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선비들의 숨결, 김포에서 다시 깨어난다… 문현, 국악계 첫 ‘12가사 완창 프로젝트’ 시작
국악계 최초로 국가무형유산 ‘12가사’ 전곡 완창에 도전하는 장기 프로젝트가 김포에서 첫 막을 올린다. 가객 문현은 오는 6월 17일 오후 7시 30분, 김포 통진두레문화센터에서 ‘문현의 12가사 완창 프로젝트 I <잊힌 숨의 궤적을 되살리다>’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국가무형유산으로 전승되는 12가사 전곡을 3년에 걸쳐 4곡씩 나누어 완창하는 대형 기획 프로젝트다. 국악계에서도 보기 드문 시도로 평가받는 이번 무대는 오랜 세월 전승되어 온 가사의 음악성과 정신세계를 오늘의 무대 언어로 다시 호흡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첫 번째 무대에서는 ‘백구사’, ‘죽지사’, ‘상사별곡’, ‘길군악’ 등 대표적인 4가사가 연주된다. 특히 가사는 한 곡의 길이가 평균 15분 이상에 달하는 장대한 음악으로, ‘상사별곡’은 20분에 이르는 긴 호흡과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일부 곡은 30분이 넘을 만큼 난도가 높아 완창 자체가 드문 장르로 알려져 있다.
문현은 국가무형유산 가사 이수자로서 오랜 시간 가사와 정가의 전승에 힘써왔다. 그는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김포로 이주한 뒤 3년 만에 선보이는 첫 공연이라 더욱 특별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12가사는 절제와 긴 호흡 속에 우리 음악의 깊은 미학이 응축된 소리”라고 전했다.
공연 제목인 ‘잊힌 숨의 궤적을 되살리다’에는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선비들의 풍류와 정신세계를 오늘의 삶 속에서 다시 살아 숨 쉬게 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무대는 경제 평시조 ‘자네집 술익거든’으로 문을 열고, 프로젝트의 중심이 되는 4가사를 선보인 뒤 경제 시조 가운데 가장 민속적인 성격을 지닌 수잡가 ‘푸른산중하에’로 마무리된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정가 발표회를 넘어 복합예술 무대로 꾸며진다. 신쾌동류 거문고 산조와 춤, 시 낭송이 더해져 가사의 정서를 다층적으로 풀어낸다. 대금의 김상준, 장고의 홍석복, 거문고의 안정희 등 정악 분야의 대표 연주자들이 함께하며, 김포와 고양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정연희와 정단비가 춤으로 참여한다. 또한 김포 출신 시인 노희정은 자작시 ‘문현의 가사창 들으며’를 낭송하며, 음악평론가 현경채 박사가 사회를 맡아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공연과 함께 최근 제작된 ‘문현의 12가사집’도 현장에서 공개된다. 가사집에는 12가사의 노랫말과 해설, 사사 계보, 문현의 인사말 등이 담겼으며, QR코드를 통해 음원 감상도 가능하다. 해당 음원은 이미 음반으로 발매된 바 있으며, 국립국악원 정악단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온 김상준과 홍석복이 전곡 반주를 맡았다. 가사집은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을 위해 한정 수량으로 유료 배포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김포문화재단 예술지원사업에 선정되며 예술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 수준 높은 정통 정가 공연을 접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전통 성악의 깊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한다.
문현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김포 지역 주민들을 위한 정가 무료 강습회도 열 계획”이라며 “가사가 일부 전공자들만의 음악이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살아있는 문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공연 예매는 5월 15일부터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며, 자세한 내용은 김포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