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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한글은 읽는 문자를 넘어 보는 예술이 되어야 한다"… 이상현 작가 초대전 '사이' 성황

문화예술인 한자리에… 성황 이룬 개막식
'사이'에 담은 한글의 조형미와 철학
"보고 느끼는 한글" 세계를 향한 작가의 실험

 

"한글은 읽는 문자를 넘어 보는 예술이 되어야 한다"… 이상현 작가 초대전 '사이' 성황

 

'사이(間)'를 주제로 한 이상현 캘리그래피 작가의 초대전이 문화예술계와 학계, 디자인계, 방송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전시가 열린 갤러리 초이는 개막식 시작 전부터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캘리그래피를 비롯해 디자인, 문화예술, 학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작가의 새로운 작업 세계를 축하하며, 한글 예술의 가능성과 미래를 함께 이야기하는 뜻깊은 시간이 이어졌다.

 

행사를 주최한 갤러리 초이 김미경 대표는 "이상현 작가는 한글이라는 세계적인 문자를 자신만의 예술 언어로 확장하며 새로운 K-아트를 만들어가는 작가"라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한글 캘리그래피가 세계와 소통하는 문화예술로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망 01 / 아트지에 아크릴, 78×54cm _ 2019

 

축사에 나선 세종대왕기념관 차재경 관장은 "이상현 작가는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작가"라며 "예술계와 학계, 문화계는 물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한 전시장을 가득 메운 모습은 그의 예술이 얼마나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글사랑운동본부 류명식 회장은 "한글 글꼴 디자인 공모전 수상자들이 대거 참석한 것도 이상현 작가의 꾸준한 교육과 후학 양성의 결과"라며 작가의 교육적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마포문화원 최재홍 원장 역시 "코로나 이후 이처럼 많은 관람객이 갤러리를 찾은 것은 처음"이라며 "이번 전시가 한글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양대학교 유영만 교수는 "물건을 훔치면 범인이지만 마음을 훔치면 연인"이라는 재치 있는 표현으로 축사를 시작하며 "이상현 작가의 작품이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예술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한글의 위대함을 세계에 알리는 데 캘리그래피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핌 / 아트지에 먹, 아크릴,73×50cm _ 2024

 

전시 주제인 '사이'에 대한 해석도 눈길을 끌었다. 정흥균 한경국립대학교 명예교수는 "'사이'는 공간과 공간의 틈이자 관계를 새롭게 만드는 지점"이라며 "작품을 해석하려 애쓰기보다 작품이 먼저 관람객에게 말을 걸어오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현 작가는 인사말에서 이번 전시의 핵심 메시지를 직접 설명했다.

 

그는 "'사이'는 단순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나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며 변화"라며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의 관계와 변화의 과정을 한글이라는 조형 언어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신작과 함께 지난 작업 가운데 의미 있는 작품들을 연도별로 선별해 함께 전시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한글 예술의 세계화에 대한 자신의 철학도 밝혔다.

 

이 작가는 "한글을 세계화한다고 해서 반드시 읽히는 문자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외국인에게는 읽는 한글보다 보고 느끼는 한글이 먼저 다가갈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가독성보다 이미지성을 강조한 작품들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K-요들협회 이은경 회장이 이상현 작가 초대전 개막식에서 축하공연으로 요들송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개막식은 축사와 작가와의 대화, 축하공연으로 이어졌으며, 행사장 곳곳에서는 작품 앞에 머물며 한글이 만들어내는 조형미와 감성을 음미하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전시는 '사이'라는 하나의 단어를 통해 사람과 사람, 시간과 시간, 그리고 문자와 예술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제안하며, 한글 캘리그래피가 지닌 예술적 확장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