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악 명가의 피를 잇다… 원완철·강민수·조성재가 펼치는 현대적 풍류 ‘개비전’
대를 이어 우리 음악의 맥을 잇고 있는 국악 명가 2세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들이 물려받은 전통과 오늘의 음악적 감각을 풀어놓는다.
국가유산청 산하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이귀영)은 오는 8월 27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기획공연 ‘오정해의 사랑방 풍류-개비전’을 개최한다.
이번 무대에는 대금 명인 원장현의 아들 원완철, 국가무형유산 진도다시래기 보유자였던 고(故) 강준섭과 명예보유자 김애선 명인의 아들 강민수, 국가무형유산 진도씻김굿 전승교육사 송순단 명인의 아들 조성재가 출연한다. 영화배우이자 국악인인 오정해가 진행을 맡는다.
‘개비’는 대를 이어 국악을 계승해 온 집안을 일컫는 국악계의 은어다. 이번 공연은 부모 세대의 예술적 자산을 이어받으면서도 각자의 영역에서 새로운 음악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세 연주자를 통해 무형유산 전승의 의미를 되짚는다.
원장현류 대금산조의 맥 잇는 원완철
원완철은 대금과 단소를 연주했던 할아버지 원관중, 거문고를 연주한 숙부 원광호, 한국 민속음악을 대표하는 대금 명인인 아버지 원장현으로 이어지는 국악 명가에서 성장했다.

원완철
흥미로운 점은 그가 처음부터 국악인의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고등학교 때까지 국악을 전공하지 않았고 가족들도 그가 전문 예술인이 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지만, 뒤늦게 대금을 잡은 뒤 본격적으로 음악의 길에 들어섰다.
제25회 전주대사습놀이 기악부 장원과 2016 KBS국악대상 연주 관악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지도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버지의 ‘원장현류 대금산조’를 계승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 온 연주자로 평가받는다.
아버지의 ‘다시래기’를 이어받은 강민수
강민수에게 전통은 부모의 삶 그 자체였다. 아버지는 국가무형유산 진도다시래기 보유자였던 고 강준섭 명인이고, 어머니 김애선 명인 역시 진도다시래기 명예보유자다.
어린 시절에는 늙은 맹인 역할을 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부끄럽게 여기기도 했지만, 세월이 흐른 뒤 아버지가 걸었던 예인의 길을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였다.

강민수
강민수는 제24회 전국고수대회 명고부대상, 2015 KBS국악대상 단체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국가무형유산 진도다시래기 전승교육사로 활동하고 있다. 장례 풍속 놀이인 진도다시래기가 지닌 해학과 공동체적 치유의 가치를 오늘의 무대에서 이어가고 있다.
송순단 명인의 아들 조성재, 아쟁으로 일군 자신만의 음악세계
조성재는 국가무형유산 진도씻김굿 전승교육사 송순단 명인의 아들이다. 어린 시절에는 무업(巫業)을 하는 어머니 때문에 친구들의 놀림을 받기도 했지만, 성장하면서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음악적 자산을 자신의 예술세계로 발전시켰다.

조성재
명인 김일구에게 아쟁을 사사한 조성재는 묵직하고 깊은 울림을 지닌 연주로 주목받았으며, 2024 KBS국악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우리소리 바라지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그의 동생은 가수 송가인으로, 남매가 서로 다른 음악 영역에서 어머니로부터 이어받은 예술적 재능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대본도 연출도 없다… 세 ‘개비’가 만드는 즉흥 풍류
‘오정해의 사랑방 풍류’는 2012년부터 이어져 온 국가유산진흥원의 대표 기획공연 시리즈다. 조선시대 선비와 예인들이 사랑방에 모여 시와 음악, 이야기를 나누던 풍류 문화를 현대적인 공연 형식으로 되살려왔다.

오정해
특히 사랑방의 예인들은 한 가지 악기에만 머무르지 않고 여러 악기를 자유롭게 다루며 음악과 이야기를 이끌었던 종합예술인에 가까웠다.
이번 ‘개비전’ 역시 정해진 대본과 연출에 의존하기보다 세 연주자의 즉흥성과 음악적 호흡에 무게를 둔다. 원완철의 대금, 강민수의 타악, 조성재의 아쟁이라는 각자의 주 전공을 중심에 두면서도 다양한 악기를 넘나들며 조선시대 사랑방 예인들의 자유로운 풍류 정신을 재현할 예정이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전통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경험과 감각으로 새롭게 풀어내는 세 국악인의 즉흥 연주와 재치 있는 입담이 이번 공연의 핵심이다.
진행을 맡은 오정해와 세 연주자가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고, 그 이야기가 다시 어떤 음악으로 이어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대를 이어온 전통과 동시대 국악인들의 자유로운 음악성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만큼 ‘전승’과 ‘창조’가 공존하는 색다른 풍류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은 8월 27일 오후 7시 30분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리며 관람료는 전석 1만 원이다. 예매는 7월 29일부터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다. 공연 영상은 추후 국가유산진흥원 유튜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