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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산조는 지금도 흐른다’…2026 김창조 산조 페스티벌, 9월 11~12일 영암서 개최

원장현·이지영·원나경 등 세대 아우르는 산조 무대…국내외 예술가 27명 참여
전기기타로 풀어낸 ‘별음산조’부터 한·중·일 발현악기까지…산조의 새로운 가능성 모색
도올 김용옥·원일·강권순·임봉금 등 참여…공연·포럼·특강·워크숍 12개 프로그램 마련

 

‘산조는 지금도 흐른다’…2026 김창조 산조 페스티벌, 9월 11~12일 영암서 개최

 

산조의 본향 전남 영암에서 전통의 깊이를 되새기면서 오늘의 산조와 미래의 산조를 함께 모색하는 축제가 열린다.

 

영암군은 오는 9월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가야금산조기념관과 한국트로트가요센터, 월출산 기찬랜드 빛찬광장, 영암군청소년센터 등 영암 일원에서 ‘2026 김창조 산조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흐르는 산조’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축제에는 국내외 예술가 27명이 참여해 산조 한바탕을 온전히 감상하는 전통적인 무대에서부터 전기기타로 풀어내는 허튼가락, 한국·중국·일본의 발현악기를 비교하는 무대까지 모두 12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 축제는 산조를 이미 완성돼 보존해야 하는 음악에 머물게 하지 않고, 시대와 연주자에 따라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변화하는 ‘살아 있는 음악’​이라는 관점에서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명인에게 전승된 산조와 연주자 스스로 만들어낸 새로운 산조, 다음 세대가 만들어가는 산조를 한자리에서 만나게 하고, 여기에 산조의 음악적 경계를 확장하는 실험과 그 역사적 뿌리를 되짚는 학술 프로그램을 배치했다.

 

축제는 11일 오전 10시 월출산 기찬랜드 빛찬광장에서 열리는 여는 마당 ‘창조의 기운이 흐르는 영암과 김창조 정신’​으로 막을 올린다. 추진위원장 도올 김용옥과 원일 예술감독이 여는 말을 맡으며, 영암 회문리 출신 조정 시인이 자작시 ‘산이 보이는 순간’을 낭독한다.

 

원장현·이지영·원나경…세 세대가 들려주는 ‘살아 있는 산조’

 

이번 축제의 중심에는 서로 다른 세대의 연주자가 펼쳐내는 세 개의 산조 무대가 자리한다.

 

12일 오후 7시 열리는 ‘명인 산조’​에서는 원장현 명인이 대금과 거문고, 태평소를 한 무대에서 모두 연주한다. ‘원장현류 대금산조’를 비롯해 ‘한갑득류 거문고산조’, ‘태평소 시나위’를 차례로 들려주며, 『노름마치』의 저자 진옥섭이 대담자로 나서 원장현의 음악세계와 산조 이야기를 풀어낸다.

 

같은 날 오후 3시 ‘나의 산조’​에서는 가야금 연주자 이지영이 15년에 걸쳐 다듬어온 ‘이지영류 가야금산조’ 전바탕을 연주한다. 동해안별신굿 장단인 청보2장과 자신이 고안한 반첩엇모리를 끌어들여 기존 산조에서는 만나기 어려웠던 새로운 악조와 음악적 흐름을 펼친다.

 

11일 오후 4시 ‘젊은 산조’​에서는 해금 연주자 원나경이 ‘원나경 해금산조’를 선보인다. 특히 산조 연주에 앞서 그 가락의 재료가 된 경기잡가 ‘선유가’, 남도잡가 ‘보렴’, 서도민요 ‘긴아리’를 함께 들려줘 산조를 이루는 음악적 요소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관객이 직접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전기기타도 산조가 될 수 있을까…‘별음산조’의 실험

 

산조의 외연을 과감하게 확장하는 실험적인 무대도 눈길을 끈다.

 

11일 오후 6시 30분 열리는 ‘별음산조-무무(霧舞/無巫): 안개 춤, 없음의 굿’​에서는 미학자이자 기타리스트인 람혼 최정우가 전기기타를 들고 산조에 도전한다.

 

전통 산조의 선율을 전기기타로 그대로 옮기는 방식이 아니라, 산조가 지닌 즉흥성과 자유로운 음악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즉흥 환상곡을 만들어낸다. 핸드팬 연주자 진성은이 전통 산조에서 장단을 이끄는 고수의 역할을 대신한다.

 

한국의 가야금과 중국의 고쟁, 일본의 고토를 한자리에서 살펴보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11일 오후 8시 열리는 특강 ‘세 나라의 현, 세 가지 색깔’​에서는 배재대학교 교수 조세린(Jocelyn Clark)이 강연과 연주를 맡아 한·중·일 세 나라의 발현악기가 공통된 역사적 흐름 속에서 어떻게 각기 다른 음악으로 발전했는지를 살펴본다.

 

일본의 마루타 미키와 중국의 예후이 천이 각각 고토와 고쟁을 소개하며, 마루타 미키는 이튿날인 12일 오후 4시 30분 별도의 고토 콘서트를 통해 일본 전통 현악기의 음악세계를 들려준다.

 

이 밖에도 관객이 직접 몸을 움직이며 즉흥의 감각을 경험하는 워크숍 ‘허튼가락×컨택즉흥’, 이진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희귀 음반을 함께 들으며 초기 산조의 모습을 살펴보는 특강 ‘100년 전 유성기음반 속의 산조 이야기’ 등이 마련된다.

 

“박제화된 산조에서 살아있는 산조로”…산조의 미래 묻는다

 

이번 페스티벌은 공연뿐 아니라 산조의 전승과 창작을 둘러싼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학술의 장도 마련한다.

 

11일 오후 2시 10분 열리는 산조 포럼Ⅰ ‘포스트산조 세대의 새로운 산조하기’​에서는 국악방송 장지윤 PD의 발제로 자신의 가락을 바탕으로 새로운 산조를 만들어가는 연주자들의 작업을 실연과 함께 살펴본다.

 

12일 오후 1시에는 산조 포럼Ⅱ ‘박제화 된 산조에서 살아있는 산조로’​가 열린다. 도올 김용옥이 좌장을 맡아 유파 중심의 전승구조와 콩쿠르를 중심으로 한 교육환경 속에서 산조가 하나의 고정된 전형으로 굳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질문을 던진다.

 

특히 전통 산조의 원형과 예술적 가치를 지키는 작업과 새로운 시대의 창작·실험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두 포럼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며 실시간 채팅을 통한 시청자 질문도 받는다.

 

마지막은 모두가 함께 만드는 ‘2026 창조 시나위’

 

축제의 대미는 12일 오후 8시 30분 닫는 마당 ‘2026 창조 시나위’​가 장식한다.

 

아쟁 연주자 김용성이 음악감독을 맡고 이틀 동안 축제에 참여한 출연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여기에 정가 명인 강권순과 소리꾼 임봉금이 특별 초청돼 무대의 깊이를 더한다.

 

산조가 허튼가락과 시나위의 즉흥적 음악 교감 속에서 태동했듯이, 이날 무대에서는 서로 다른 장르와 세대, 국적의 연주자들이 정해진 틀을 넘어 그 순간에 만들어지는 새로운 시나위를 함께 직조한다. 축제의 슬로건인 ‘흐르는 산조’의 의미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피날레인 셈이다.

 

산조는 연주자에게서 연주자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이번 페스티벌은 김창조로 상징되는 산조의 역사적 뿌리를 되짚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오늘의 연주자는 어떤 산조를 만들어야 하는가’, ‘산조는 앞으로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2026 김창조 산조 페스티벌’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영암군이 주최하고 (재)영암문화관광재단과 2026 김창조 산조 페스티벌 추진위원회가 주관한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이며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현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우천 시 야외 프로그램은 실내로 변경된다. 관람객 편의를 위해 나주역(KTX)과 축제장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도 이틀간 운행한다.

 

공연 및 셔틀버스 세부 일정은 김창조 산조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관련 문의는 영암문화관광재단 지역문화사업팀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