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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3] 정회원 아닌 사람이 한국국악협회 총회 무효소송 제기할 수 있나

남정태, 이사회 승인 없었다면 애초 정회원 자격 취득 못했을 가능성
이용상 전 이사장도 장기간 회비 미납했다면 회원자격 상실 여부 쟁점
총회 하자와 별개로 소송 제기하려면 ‘법률상 이해관계’ 인정돼야
“누가 총회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가”…한국국악협회 사태 새로운 법적 쟁점으로

 

정회원 아닌 사람이 한국국악협회 총회 무효소송 제기할 수 있나

 

한국국악협회의 정회원 자격을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앞서 국악타임즈는 [심층취재 2]를 통해 한국국악협회 정관상 정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하고, 회원규정에 따르면 1년 이상 회비를 체납할 경우 회원자격이 자동 상실된다는 점을 보도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한다.

 

정회원 자격이 없는 사람이 2026년 3월 5일 개최된 한국국악협회 총회의 무효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까.

 

총회 절차에 실제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와는 별개로, 법원에 총회결의의 무효 확인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그 판단을 받을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향후 소송에서는 총회의 적법성에 앞서 “소송을 제기한 사람이 과연 한국국악협회의 적법한 회원인가”​라는 문제가 먼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남정태, 이사회 승인 없었다면 정회원 자격부터 다시 따져야

 

남정태의 경우 홍성덕 전 이사장 재임 당시 한국국악협회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국악협회 정관 제5조에 따르면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 임원·분과위원장·정회원의 추천을 받아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야 정회원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정관 규정의 의미는 이미 한국국악협회를 둘러싼 과거 소송에서도 확인됐다.

 

2020년 이사장 선거와 관련한 소송에서 법원은 농악분과 신규회원 152명이 이사회의 승인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들을 적법한 정회원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국악타임즈 취재에 따르면 홍성덕 전 이사장 재임기간에는 농악분과뿐 아니라 타분과의 신규 가입 회원에 대한 정회원 승인 안건도 이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남정태 역시 가입 당시 이사회에서 자신의 정회원 가입을 승인한 구체적인 결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단순히 협회에 가입하고 회비를 납부했다는 사정만으로 정회원 자격을 인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따라서 남정태의 최초 가입 당시 이사회 승인 결의가 존재하는지는 별도의 법적 판단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용상 전 이사장도 ‘회비 미납’ 문제 피하기 어려워

 

이용상 전 이사장의 경우에는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된다.

 

한국국악협회 회원규정 제5조는 “1년 이상 회비를 체납한 회원은 자동적으로 회원의 자격이 상실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우종양에 대한 직무정지가처분 결정에서 우종양이 2021년과 2022년 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근거로 적어도 2022년부터 정회원 자격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이용상 전 이사장 역시 장기간 회비 미납 사실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우종양에게 적용된 것과 동일한 회원규정에 따라 정회원 자격을 상실했는지가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동일한 협회와 동일한 회원규정을 두고 누구에게는 ‘1년 이상 회비 체납에 따른 자동 자격상실’을 적용하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면 회원자격 판단의 일관성 문제도 발생한다.

 

현재로서는 우종양 직무정지가처분 재판부가 실제 이 규정을 적용해 정회원 자격 상실을 판단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총회가 잘못됐다고 누구나 무효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법률적 문제가 등장한다.

 

총회결의에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아무나 법원에 그 무효 확인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민사상 확인소송에서는 원고에게 해당 법률관계를 확인받을 ‘확인의 이익’, 즉 현재 자신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존재하는 불안이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법원의 확인판결을 받을 필요성이 요구된다.

 

따라서 한국국악협회의 정회원으로서 총회 구성이나 의결권, 선거권·피선거권 등 자신의 회원상 권리가 침해됐다는 이유로 총회결의 무효확인을 구한다면, 그 전제가 되는 자신의 회원자격이 중요한 판단 대상이 될 수 있다.

 

만약 소송을 제기한 사람이 애초 정관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정회원 자격을 취득하지 못했거나 이미 회원자격을 상실한 상태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총회결의가 무효라는 판결을 받음으로써 회복되는 자신의 구체적인 회원상 권리가 무엇인지 입증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법원은 본격적으로 “2026년 3월 5일 총회가 적법했는가”​를 판단하기에 앞서 “원고가 그 총회의 효력을 다툴 수 있는 법률상 지위에 있는가”​를 살펴볼 가능성이 있다.

 

남정태·이용상이 소송에 나선다면 오히려 자신의 회원자격부터 쟁점될 수도

 

따라서 남정태나 이용상 전 이사장이 향후 2026년 3월 5일 총회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의 원고로 나선다면 역설적으로 자신들의 정회원 자격이 먼저 법정의 판단대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남정태에게는 최초 가입 당시 이사회 승인 결의가 있었는지, 이용상 전 이사장에게는 ​회비 체납에 따라 회원자격을 상실했는지와 이후 적법한 자격 회복 절차가 있었는지가 각각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

 

특히 남정태의 가입 당시 이사회 승인 결의가 실제 존재하지 않고, 이용상 전 이사장이 회원규정상 자격상실에 해당할 정도로 회비를 체납한 사실까지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된다면 이들이 협회 정회원의 지위에서 총회결의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의문은 더욱 커진다.

 

다만 정회원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어떠한 형태의 소송도 절대 제기할 수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총회결의로 인해 별도의 구체적인 법률상 권리나 지위가 직접 영향을 받았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그에 따른 소송 가능성은 개별적으로 판단돼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다시 ‘정회원 명부’로 돌아오는 한국국악협회 사태

 

한국국악협회를 둘러싼 일련의 법적 분쟁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이고 있다.

 

“현재 한국국악협회의 적법한 정회원은 과연 누구인가.”

 

이 질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누가 총회에 참석할 수 있는지, 누가 대의원이 될 수 있는지, 누가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갖는지뿐만 아니라 이제는 누가 총회결의의 효력을 법원에서 다툴 수 있는지까지 불분명해질 수 있다.

 

2020년 임웅수 이사장 선거에서는 대의원 구성 문제가, 2022년 이용상 이사장 선출 과정에서는 임시총회의 대의원 구성 문제가 법원의 판단을 받았다. 그리고 2026년 우종양 이사장 선출 이후에는 당선자 본인의 정회원 자격과 피선거권 문제가 불거졌다.

 

이제 향후 총회 무효소송이 제기된다면 원고가 과연 적법한 정회원인지가 또 다른 선결 쟁점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국악협회가 더 이상의 소송 악순환을 막으려면 특정 인물의 자격 문제를 그때그때 소송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홍성덕 전 이사장 재임기간을 포함한 전체 회원 가입자료와 이사회 회의록, 회비 납부내역을 대조해 정관에 따라 적법하게 정회원 자격을 취득한 회원이 누구인지, ​회비 체납 등으로 자격을 상실한 회원은 누구인지, ​자격을 상실한 뒤 적법하게 복권된 회원은 누구인지를 객관적으로 확정해야 한다.

 

총회의 적법성을 따지기에 앞서 총회를 구성하는 회원의 적법성부터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원자격이라는 협회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오랜 기간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는 구조적인 문제다.

 

그리고 이제 그 부실한 회원관리는 이사장 자격과 총회의 적법성을 넘어 “과연 누가 그 총회의 무효를 주장할 자격이 있는가”라는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