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주 수요일 고창에 울리는 판소리… ‘석정풍류’ 최용석·민혜성·김봉영·안이호·권송희·김율희·서의철 무대
매주 수요일이면 고창에서 판소리 한바탕이 펼쳐진다. 한두 차례의 기획공연이 아니라 1년 52주 동안 매주 판소리를 만날 수 있는 상설무대다.
대한민국 최초로 매주 수요일 연간 52주 동안 판소리를 선보이는 ‘2026 고창 웰파크시티 판소리향연 <석정풍류>’가 9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질 하반기 주요 출연진과 프로그램을 확정했다.
특히 이번 가을 무대에는 안이호, 권송희, 김율희 등 전통 판소리를 탄탄하게 익히면서도 창극과 창작음악, 대중음악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고 있는 젊은 소리꾼들이 차례로 나서 판소리의 깊은 맛과 동시대적 매력을 함께 전한다.
<석정풍류>는 단순히 명창의 소리를 듣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해설형 프로그램 <소리마중>, 감상·실습형 <도전! 귀명창 소리명창>, 참여형 프로그램 <판소리 골든벨>을 통해 판소리를 ‘알고, 듣고, 직접 해보고, 즐기는’ 방식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매달 첫째 주 열리는 <소리마중>에서는 전문가들이 판소리의 사설과 등장인물, 시대적 배경 등 작품 속 ‘이면’을 설명한다. 둘째·셋째 주 <도전! 귀명창 소리명창>에서는 명창의 소리를 깊이 감상하고 일부 대목을 직접 배워본다. 마지막 주에는 그동안 접한 내용을 퀴즈로 풀어보는 <판소리 골든벨>이 관객을 기다린다.
안이호가 새롭게 읽는 수궁가와 춘향가
9월의 명창은 밴드 이날치 멤버로 잘 알려진 안이호다.

이날치 멤버 안이호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한 안이호는 김영자·김일구·박계향·성우향·송순섭·정회석 등을 사사했다. 2009년 제19회 KBS국악대경연 판소리부문 장원, 2015년 KBS국악대상 판소리상을 수상했으며 적벽가 완창에 나서는 등 전통 판소리에 뿌리를 둔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안이호는 9월 9일 수궁가, 16일 춘향가를 들려준다. 9일 공연의 제목은 ‘토끼는 과연…’이다. ‘토끼의 첫 등장’, ‘토끼와 별주부의 첫 만남’, ‘토끼의 첫 수궁 방문’, ‘토끼와 용왕의 첫 대면’을 따라가며 수궁가의 이야기를 새롭게 들여다본다.
<상좌다툼>, <토끼가 허세 부리는 대목>, <토끼 잡아들이는 대목>, <토끼가 용왕 속이는 대목> 등을 들려주면서 수궁가를 ‘욕망’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한다. 주어진 욕망에 잠식돼 가는 별주부와 그 욕망에서 벗어나 자신의 욕망에 눈뜨는 토끼의 대비를 통해 익숙한 수궁가 속에 숨어 있던 또 다른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16일 춘향가 무대 역시 발상이 흥미롭다. 제목부터 ‘변학도를 위한 변명’이다. ‘변학도는 왜 남원으로 왔을까?’, ‘호색한? 풍류남아?’, ‘법대로 합시다’, ‘유유상종?!’ 등의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악인으로만 기억해온 변학도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신연맞이>, <기생점고>, <춘향이 악정을 아뢰는 대목>, <생신 잔치 차리는 대목>, <어사출도> 등이 이어진다.
‘정년이’ 소리감독 권송희, 관객 요청으로 다시 무대에
10월의 명창은 드라마 ‘정년이’의 소리감독으로 대중에게도 이름을 알린 권송희다.

'정년이’ 소리감독 권송희
권송희는 한양대학교 국악과 학사·석사를 거쳐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악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아국악콩쿠르 등 여러 경연에서 수상했으며 밴드 이날치의 원년 멤버로 활동했다. 국악방송의 대표적인 창작국악 경연인 ‘21C한국음악프로젝트’ 음악감독을 맡아 신진 국악인들의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6월 <석정풍류>의 해설형 프로그램에 참여해 드라마 ‘정년이’와 여성국극을 소개하고 직접 소리를 들려준 권송희는 당시 관객들의 호응과 재초청 요청에 힘입어 다시 고창을 찾는다.
10월 14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권송희의 판소리를 만날 수 있다.
김율희, 전통과 창극 넘나드는 ‘만능 소리꾼’의 판소리
11월에는 김율희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우리소리 바라지 동인 김율희
우리소리 바라지 동인인 김율희는 2022년 KBS국악대상에서 판소리상을 수상한 소리꾼이다. <김세종제 춘향가>, <강산제 심청가>, <강도근제 흥보가> 완창을 통해 전통 판소리의 공력을 쌓는 동시에 다양한 창작 음악극에서 작창과 배우를 겸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최근에는 국립창극단 <절창Ⅴ>를 비롯해 창극 <심청>의 심청 역, 국립극장 마당놀이 <홍길동이 온다>의 홍길동 역 등 굵직한 무대에서 주역을 맡으며 전통 판소리의 깊이와 현대적 무대 감각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김율희는 11월 11일과 18일 <석정풍류> 무대에서 관객과 만난다.
명창의 소리만큼 중요한 ‘판소리를 듣는 법’
<석정풍류>가 여느 판소리 공연과 다른 지점은 명창을 초청해 소리를 들려주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관객에게 ‘판소리를 어떻게 들을 것인가’를 알려준다는 데 있다.
해설형 프로그램 <소리마중>에서는 작품의 표면적인 줄거리를 넘어 판소리가 품고 있는 이면을 들여다본다.
지난 9월 2일에는 최용석 명창의 ‘흥보는 정말 착한 사람일까’를 주제로 흥보가의 이면을 살펴봤으며, 10월 7일에는 민혜성 명창이 무대에 오른다.

민혜성 명창
민혜성은 유럽에서 공연과 워크숍을 통해 판소리를 꾸준히 알려온 소리꾼이다. 마포 로르와 서울대학교 교수 안나 예이츠 등이 그의 제자로, 외국인들에게 판소리를 가르치며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판소리의 이면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할 예정이다.
11월 <소리마중>에는 소리꾼이자 국악방송 <바투의 상사디야> 진행자인 김봉영이 함께한다. 소리꾼으로서의 현장 경험과 재치 있는 입담을 바탕으로 판소리 속 인물과 이야기를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더욱 재미있게 판소리를 감상하는 방법을 전한다.

국악방송 <바투의 상사디야> 진행자 김봉영
듣고 배웠다면 퀴즈로… 서의철과 함께하는 ‘판소리 골든벨’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판소리가 퀴즈로 변신한다.

서의철 가단의 예술감독 서의철
9월부터 11월까지 <판소리 골든벨> 진행은 서의철 가단의 예술감독인 젊은 소리꾼 서의철이 맡는다. 앞선 <소리마중>과 <도전! 귀명창 소리명창>에서 소개된 내용을 문제로 구성해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판소리의 사설과 인물, 음악적 특징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
퀴즈와 함께 소리꾼 특유의 입담과 재치가 더해지며, 웰파크호텔 숙박권과 고급주류 세트 등 다양한 상품도 마련된다.
9월 23일 스페셜 무대 ‘훈맹정음’
수요일이 다섯 차례 있는 9월에는 특별한 공연도 마련된다.
9월 23일 ‘석정풍류 스페셜’에서는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의 <송암 박두성이야기 훈맹정음>이 무대에 오른다.

관현맹인전통예술단
점자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작품으로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생의 삶을 노래와 음악으로 풀어낸다. 점자를 가르치는 장면을 중심으로 흥겨운 장단과 함께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를 통해 세상을 배워가는 순간을 음악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은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에서 시작된 ‘관현맹인’의 전통을 오늘에 잇고 있는 단체로, 전통예술의 아름다움과 시각장애인 예술가들의 뛰어난 역량을 국내외에 알리고 있다.
52주 이어지는 판소리, 객석의 ‘추임새’를 만들어내다
올해 1월 7일부터 시작된 <석정풍류>는 한 회도 거르지 않고 매주 수요일 관객에게 판소리를 소개해왔다.
상설공연이 쌓이며 객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공연 도중 소리의 맥을 따라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는 “얼씨구”, “좋다” 등의 추임새가 그것이다. 판소리를 처음 접했던 관객이 반복적인 감상과 체험을 통해 점차 ‘귀명창’으로 변해가는 모습은 52주 상설공연이라는 <석정풍류>의 취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판소리는 명창 혼자 완성하는 음악이 아니다. 고수의 북장단과 소리꾼의 소리, 그리고 객석에서 터져 나오는 추임새가 어우러질 때 비로소 한바탕의 판이 완성된다. 그런 점에서 매주 같은 장소에서 판소리를 듣고 배우며 관객 스스로 추임새를 넣게 만드는 <석정풍류>의 시도는 ‘공연을 보는 관객’을 넘어 ‘판소리의 판에 함께 참여하는 관객’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2026 고창 웰파크시티 판소리향연 <석정풍류>는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고창웰파크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다. 공연 내용은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오후 8시 국악방송 라디오를 통해 전국의 청취자들에게도 소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