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4회 전국국악대제전 성료…284팀 342명 참가, 전통예술의 미래를 잇다
전국의 국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량을 겨룬 제44회 전국국악대제전이 총 284팀, 342명이 참가한 가운데 112명의 수상자를 배출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오랜 역사를 이어온 전국국악대제전은 해마다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국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이는 전통예술 경연의 장이다. 단순히 우열을 가리고 수상자를 배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숨어 있는 국악 인재를 발굴하고 전통예술의 전승 기반을 넓히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올해 대회에는 총 284팀, 참가인원 342명이 출전해 각 부문에서 치열한 경연을 펼쳤다. 세대와 지역을 달리하는 참가자들이 한 무대에 올라 저마다 이어온 소리와 춤, 연주를 펼쳐 보였고, 그 결과 모두 112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통령상에 가야금병창 송은영
올해 대회의 최고 영예인 일반부 종합대상 대통령상은 가야금병창 부문에 출전한 송은영에게 돌아갔다.
송은영은 가야금병창 「흥보가」 중 ‘구만리 대목’을 선보였다. 사설의 맛과 판소리 특유의 성음, 가야금 선율이 어우러지는 가야금병창의 특성을 살려 자신의 음악세계를 무대에 펼쳐 보였다.

종합대상 대통령상 송은영
송은영은 “오랜 시간 배우고 익혀 온 가야금병창을 무대에서 온전히 표현하고, 지금까지 쌓아온 제 음악을 돌아보고 싶어 출전했다”며 “대통령상이라는 큰 상을 지금까지의 노력에 대한 격려이자 앞으로 더욱 깊이 공부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의 음악적 뿌리는 오태석-박귀희-안숙선으로 이어지는 가야금병창의 전통과 맞닿아 있다. 송은영은 이 맥을 계승하고 있는 문명자를 사사했다. 문명자는 그의 외숙모이기도 하지만 음악을 배우는 자리에서는 엄격한 스승과 제자로 마주했다고 한다.
송은영은 “스승님께 연주 기법과 소리의 기량뿐 아니라 한 소리를 오랜 시간 정성껏 갈고닦는 자세와 전통을 대하는 마음, 자신의 음악에 책임을 지는 예술가의 태도를 배웠다”고 말했다.
“전통의 뿌리는 깊게, 나만의 소리로”
송은영이 이번 인터뷰에서 거듭 강조한 것은 ‘전통과 자기 음악의 조화’였다.
그는 가야금병창에서 가야금이 소리를 받쳐주는 반주 악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가야금의 농현과 시김새, 선율의 흐름이 소리와 긴밀하게 호흡하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송은영은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에 대해 “전통의 뿌리는 깊게 두되 그 소리를 지금의 제가 살아가는 감성과 호흡으로 풀어내고 싶다”며 “누구의 소리를 닮은 사람에 머무르기보다 스승에게 받은 소리를 바탕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송은영만의 소리’로 기억되는 예술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대통령상 수상 이후에는 전승에 대한 책임도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제가 받은 가르침을 다음 세대에 어떻게 전할 것인지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됐다”며 “꾸준한 연주와 교육을 통해 제가 받은 가르침이 다음 세대의 음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상보다 중요한 것은 ‘그다음 무대’
국악은 짧은 시간에 완성되는 예술이 아니다. 한 사람의 소리와 춤, 연주가 완성되기까지 오랜 수련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는 스승에게서 제자로 이어지는 전승의 시간이 축적된다. 때문에 국악경연대회는 완성된 예술인을 평가하는 무대인 동시에 앞으로 성장할 예술인을 발견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국국악대제전이 44회라는 역사를 이어왔다는 사실 자체도 주목할 만하다. 해마다 새로운 참가자가 무대에 오르고, 과거의 참가자와 수상자가 다시 후배를 가르치며 전통을 이어가는 선순환이 쌓일 때 경연대회의 역사 역시 우리 국악의 역사 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번 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송은영의 말도 이러한 대회의 의미와 맞닿아 있다. 그는 수상의 기쁨보다 “오래도록 배우며 그 배움을 좋은 음악으로 돌려드리는 예술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경연의 끝에서 다시 ‘배움’을 이야기한 것이다.
44년의 역사를 이어온 전국국악대제전이 앞으로도 실력 있는 국악인을 발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통을 지켜온 예술인에게는 자긍심을, 새로운 세대에게는 더 큰 무대로 나아갈 기회를 열어주는 국악계의 든든한 등용문이자 전승의 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