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재해석, 동시대의 메시지, 이은희의 창작 가야금병창극 <보은표 박씨>, 7월 9일 김희수아트센터 초연
가야금병창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이은희의 창작 음악극 <보은표 박씨>가 오는 7월 9일(수) 오후 7시 30분, 서울 동대문구 김희수아트센터 SPACE1에서 초연 무대를 올린다.
이번 공연은 전통 판소리 <흥보가>의 줄거리를 기반으로 박귀희류와 안숙선류의 가야금병창 대목, 그리고 박록주제 판소리 음악을 새롭게 구성해 완성한 창작 병창극이다. ‘가야금병창의 레퍼토리 확장’을 목표로 이은희가 기획한 이 프로젝트는 음악극 형식과 연극적 연출을 결합하여 동시대 관객에게 친숙하면서도 울림 있는 예술 경험을 제공한다.
이은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서 수학했으며, 제50회 전주대사습놀이 가야금병창 장원(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제9회 21C한국음악프로젝트 대상 등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한다. 가야금병창창작음악회 시리즈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통과 현대의 접점을 실험해왔다.
<보은표 박씨>는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놀보 심술타령〉, 〈흥보 떠나는 길〉, 〈돈타령〉 등 초연곡으로 구성되어 놀부와 흥부 형제의 대조적인 삶을 통해 물질과 도덕, 욕망과 선함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부는 〈중타령〉, 〈제비 연자가 좋을씨고〉, 〈구만리〉, 〈제비노정기〉, 〈가난타령〉 등 전통 병창 대목들을 중심으로 감정선을 고조시킨다.
3부에서는 새롭게 작곡된 〈박타령〉과 〈보은표 타령〉이 등장하여, “착하게 살면 정말 복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 질문을 예술로 풀어낸다.
이번 무대에는 다양한 국악기가 총출동한다. 12현·25현 가야금과 철가야금은 물론, 피리, 생황, 아쟁, 거문고, 타악, 퍼커션까지 함께하며 다성적이고 입체적인 사운드를 창조한다. 연주자와 배우가 함께 어우러지는 연극적 연출은 단순한 고전의 재현을 넘어서 현대적 감성으로 확장된 음악극을 완성한다.
참여 아티스트들도 주목할 만하다.
오초롱은 동아국악콩쿠르 금상 수상자로 피리·생황·퍼커션을 연주하며, 김범식은 음악그룹 ‘The 세로’ 대표이자 아쟁 연주자로 활약한다.
조현일은 임방울국악제 가야금병창 최우수상 수상자이자 배우이며, 가야금병창과 거문고를 연주하고 김솔지는 백상예술대상 젊은연극상 수상 경력을 지닌 배우로 타악을 연주한다.
조봉국은 한국예술정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타악 전문사 수료했으며 서울시무형유산 삼현육각 전수자로서 타악과 퍼커션을 연주하며, 박정봉은 판소리극, 창극 등 무대를 넘나드는 실력파 연출자로 대본과 연출을 맡았다.
<보은표 박씨>는 이은희가야금병창연구소와 미향아트컴퍼니가 공동 주최·주관하며,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진흥원, 수림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열린다. 전석 2만원, 예매는 인터파크 ‘놀티켓’에서 가능하다.
이번 공연은 우리가 잊고 있던 ‘보은(報恩)’과 ‘선함(善)’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며, 전통음악이 동시대의 질문에 어떻게 응답할 수 있는지를 예술로 보여주는 뜻깊은 무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