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세대를 잇고 세계를 향해 - 제3회 월드판소리페스티벌, 남산서 한가위 대향연 펼치다

  • 등록 2025.10.15 16:43:52
크게보기

신영희·조영숙 명창 ‘올해의 위대한 원로 명창상’ 수상
청년 소리꾼·외국인·시민이 함께한 남산 한가위 대향연

 

세대를 잇고 세계를 향해 - 제3회 월드판소리페스티벌, 남산서 한가위 대향연 펼치다

 

가을의 정취가 무르익은 10월 8일, 남산골한옥마을이 소리의 물결로 출렁였다. 사단법인 세계판소리협회(이사장 채수정)가 주최한 제3회 월드판소리페스티벌이 성대한 막을 올렸다.

 

서울특별시 민간국악행사 지원사업으로 진행된 이번 축제는 남산골 한옥마을과 공동주최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유산인 판소리를 중심으로 ‘한가위’를 주제로 한 공연과 체험, 교육이 어우러진 세대·국가 간 융합 축제로 펼쳐졌다.

 

“선대 명창들의 뜻을 이어” - 추모 묵념식으로 시작된 감동의 개막식

신영희·조영숙 명창, ‘2025 올해의 위대한 원로 명창상’ 수상

 

개막식은 판소리의 역사를 일군 선대 명창들을 기리는 추모 묵념식으로 시작되었다. 채수정 이사장은 “하은담 명창에서 최근 작고한 최승희 명창까지, 우리 소리의 근원을 이룬 분들께 경의를 표한다”며 조선시대 단가 ‘진국명산’을 송만갑 국창의 음원을 배경으로 헌화와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개막식의 주인공은 신영희 명창(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과 조영숙 명창(국가무형문화재 발탈 예능보유자)이었다. 두 원로 명창은 오랜 세월 판소리의 명맥을 잇고 후학을 길러온 공로로 ‘올해의 위대한 원로 명창상’을 수상했다.

 

신영희 명창, 조영숙 명창, 채수정 이사장

 

신영희 명창은 “전통이 사라지면 뿌리도 사라진다”며 “젊은 세대가 이 정신을 잇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숙 명창은 “판소리는 우리 민족의 피와 정이 담긴 음악”이라며 “그 뿌리를 절대 흔들지 말라”는 뼈 있는 당부를 남겼다. 두 거장의 소감은 전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뜨거운 박수로 이어졌다.

 

삼성복지재단 최인 대표이사 “무형문화는 그 나라의 얼굴”

정병헌 회장 “판소리의 세계화, 이미 실현 단계로 진입”

 

후원사인 삼성복지재단의 최인 대표이사는 축사에서 “호암 이병철 회장은 문화재를 ‘그 나라의 얼굴’이라 했다”며 “특히 판소리와 같은 무형문화유산은 한국의 혼이자 세계가 주목해야 할 예술”이라 강조했다.

 

최 대표이사는 “판소리를 배웠던 제자로서, 오늘 이 무대가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있다”며 “삼성은 앞으로도 문화예술의 가치와 생명력을 지키는 일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정병헌 중고제판소리진흥회 회장은 “세계판소리협회가 창립된 지 3년 만에 이토록 내실 있는 축제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경이로운 성과”라며 “판소리의 대중화·세계화·연구·교육의 목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는 판소리가 다시 한국의 대표 콘텐츠로 세계 속에서 울려 퍼질 때”라고 강조했다.

 

올해 제3회 월드판소리페스티벌, 여느 해보다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채워져

 

올해 제3회 월드판소리페스티벌은 여느 해보다 알차고 풍성한 무대로 채워졌다.

 

먼저, (사)세계판소리협회의 ‘2024 청년 소리꾼 판소리 100일 독공 지원사업’에 선정된 차혜지 소리꾼이 춘향가 십장가까지 반창해 관객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올해의 ‘2025 판소리명창 육성 프로젝트'에 선정된 김수영·안가인·이예은 세 명의 꿈나무 소리꾼이 장학금을 수여받으며 판소리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 세대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차혜지 소리꾼

 

안가인·이예은·김수영 세 명의 꿈나무 소리꾼

 

또한 ‘2025 오작교 프로젝트: 오늘의 판소리교실’을 통해 판소리를 배운 시민·외국인 팀들이 무대에 올라 일반인 그룹은 <춘향가> 중 ‘자진사랑가’를, 외국인 그룹은 <수궁가> 중 ‘범 내려온다’를 불러 국적을 초월한 흥과 열정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2025 오작교 프로젝트: 오늘의 판소리교실의 시민·외국인 팀

 

협회의 공식 브랜드 초연작 <공중제비전>은 해학과 스토리텔링이 결합된 한가위 소리극으로 선보여, 전통과 현대를 잇는 신선한 감각으로 관객의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공식 브랜드 초연작 공중제비전

 

한가위 판소리 한마당은 마스터·라이징스타·주니어·앙상블 4개 무대로 구성되어 총 12팀(단체)의 소리꾼이 참여했다. 남산골한옥마을 곳곳에서 진행된 공연은 마치 시간과 세대를 초월한 ‘소리의 축제’였다. 젊은 소리꾼들의 패기와 원로 명창들의 깊은 소리가 어우러지며 전통과 현재가 하나 되는 울림을 만들어냈다.

 

모두가 함께 부른 ‘LET’S 강강술래 GO! GO! GO!’

“판소리, 세계와 함께 울려 퍼질 것” - 채수정 이사장의 포부

 

축제의 대미는 모두가 손에 손을 잡고 함께한 클로징 퍼포먼스 ‘LET’S 강강술래 GO! GO! GO!’였다. 프로·아마추어 소리꾼, 외국인 참가자, 장애인 예술인까지 모두 어우러져 강강술래의 선율 아래 흥과 감동의 원무를 펼쳤다.

 

 

관객들도 함께 원을 그리며 노래를 이어가자, 남산골한옥마을은 그야말로 하나의 거대한 ‘소리의 마당’으로 변했다.

 

폐막 인사에서 채수정 이사장은 “판소리가 케이팝처럼 세계에서 들려지는 날까지, 그 중심에 대한민국이 있음을 잊지 않겠다”며 “원로와 청년, 외국인 소리꾼이 함께 어우러지는 이 축제를 통해
판소리의 미래를 한 걸음 더 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올해는 200여 명이 이틀간 무대를 채웠다”며 “이 자리가 판소리의 세계화와 교육, 그리고 세대 간 교류의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 전했다.

 

남산골한옥마을을 울린 이번 축제는 전통예술의 향유를 넘어 ‘판소리의 확장’이라는 시대적 화두를 던졌다. 원로 명창의 헌신, 청년 소리꾼의 열정, 외국인 참가자의 호기심이 어우러진 이 무대는
판소리가 단지 한국의 전통이 아닌, 세계의 언어로 성장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국악타임즈는 이번 제3회 월드판소리페스티벌이 판소리의 새로운 도약점이 되리라 기대한다. 전통의 깊은 뿌리 위에 세워진 젊은 세대의 도전, 그리고 세계와 함께하는 열린 소리의 장이 앞으로 한국 전통음악의 미래를 한층 더 밝히는 힘이 되기를 응원한다.

 

 

편집부 indangsu@hanmail.net
Copyright @국악타임즈 Corp. All rights reserved.


(우)10545,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향동로 128 스타비즈 4st 520호(향동동 469번지) 등록번호: 경기,아53864 | 등록일 : 2021-09-24 | 발행인 : 송혜근 | 편집인 : 송혜근 | 전화번호 : 02-3675-6001/1533-2585 Copyright @(주)헤리티지네트웍스 국악타임즈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