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영원을 꿈꾸는 일회용’ - 김정아 작가, 제10회 메디치상 수상 기념전 버려진 것 속의 영원, 인간 존재의 조건을 묻다

  • 등록 2025.11.06 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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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학고재 아트센터

 

‘영원을 꿈꾸는 일회용’ - 김정아 작가, 제10회 메디치상 수상 기념전
버려진 것 속의 영원, 인간 존재의 조건을 묻다

 

(사)메디치회가 제10회 메디치상 수상자로 서양화가 김정아 작가를 선정했다. 수상 기념전 〈영원을 꿈꾸는 일회용〉은 오는 11월 11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학고재 아트센터에서 열리며, 12일 오후 3시 오프닝 리셉션이 진행된다.

 

메디치상은 예술과 기업, 지역의 상생을 모토로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창의성과 사회적 가치를 겸비한 예술가를 발굴해온 상으로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올해 선정된 김정아 작가는 지난 26년간 거제 바다를 작업의 현장으로 삼아 환경과 생명의 문제를 예술로 승화시켜온 인물이다.

 

바다를 닮은 예술, 쓰레기에서 생명을 건져내다

 

김정아 작가는 직접 바다에서 수거한 해양쓰레기를 재료로 사용하는 독창적 작업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환경 고발을 넘어, 버려진 물질 속에서 생명과 존재의 이유를 탐구하는 태도로 일관해왔다.

 

<한 걸음 다가서면 바꿀 수 있어요> 60.6x72.7(cm), 렌티큘러, 2020-2025


그의 대표작 〈한 걸음 다가서면 바꿀 수 있어요〉(2020–2025)는 렌티큘러 기법을 활용해 인간과 자연, 소비와 폐기의 경계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신십장생도〉와 같은 작품에서는 바다 쓰레기와 전통적 상징을 결합해 ‘영원과 소멸’이라는 이중적 메시지를 던진다. 버려진 플라스틱, 따개비, 조개껍질 등이 병풍 위에서 생명체처럼 다시 태어나며, 인간의 욕망과 자연의 순환이 교차하는 장면을 그려낸다.

 

<신십장생도> 180x336(cm), 병풍에 아크릴릭·바다쓰레기, 2022

 

“물질의 소멸 속에서 영원을 꿈꾼다”

 

이번 전시 제목인 〈영원을 꿈꾸는 일회용〉은 김정아 작가의 예술 철학을 압축한다. 그는 “일회용이라는 현대 문명의 상징을 통해, 사라지는 것들 속에서도 인간의 의지와 생명의 지속을 탐색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심사위원단은 “김정아는 단순한 개념적 비유를 넘어, 직접 쓰레기를 수거하고 분류하며 삶의 실체를 탐구하는 태도로 작품의 진정성을 강화했다”며 “물질의 소멸 속에서 인간 존재의 본질적 질문을 던지는 예술가”라고 평가했다.

 

그의 예술은 지난 수년간 그린피스 ‘플라스틱제로’ 캠페인(2017), 국제 해양폐기물 컨퍼런스(2022), KT&G 해양생태계 보호 프로젝트(2023) 등 다수의 환경 프로젝트와 연계되며 ‘실천하는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왔다.

 

“예술은 실천이며, 삶 그 자체”

 

김정아 작가는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수학했으며, 현재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OSEAN)의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예술이 환경과 사회를 잇는 다리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예술의 존재 이유”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요정의 초상〉, 〈꽃보다 아름답다〉 등 신작이 함께 공개된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9일 창원 리베라컨벤션에서 개최되며, 상금 1000만 원과 전시 지원이 함께 수여된다.

 

<요정의 초상> 33.4x45.5(cm), 캔버스에 유화, 2025

 

‘영원을 꿈꾸는 일회용’은 단순한 환경 미술이 아니다. 그것은 ‘존재의 유한성과 지속의 가능성’이라는 인류 보편의 주제를 다루며, 오늘의 소비사회가 직면한 근본적 질문을 예술로 전환한다.

 

김정아의 예술은 버려진 사물에 생명을 부여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지속 가능성을 되묻고, 예술이 곧 실천이라는 신념을 증명하고 있다.

 

송혜근 기자 mulsori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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