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국의 문화산책] K-컬처의 숨은 주역, 해외 국악인들을 '문화 영토'의 거점으로

  • 등록 2026.03.17 10: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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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의 숨은 주역, 해외 국악인들을 '문화 영토'의 거점으로

 

전통문화콘텐츠연구원장

김승국

 

대한민국은 전 세계가 열광하는 문화 강국이 되었지만, 정작 그 뿌리인 '전통예술'을 타국에서 외롭게 지켜가는 이들에 대한 시선은 무관심에 가깝다. 현재 해외 곳곳에는 국내에서 전문 교육을 받은 국악인들이 이주하여 자발적인 전승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정부 지원 없이도 현지 한인 2세와 현지인들에게 우리 소리와 몸짓을 가르치며 한국 문화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운영되는 재외 한국문화원의 노력을 생각할 때, 스스로 정착해 자생적 생태계를 일궈낸 이들은 '한류 확산의 살아있는 첨병'이자 고마운 존재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은 여전히 미미한 실정이다. ‘민간 외교관’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이 자긍심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이제는 국가가 응답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이들에게 공식적인 '지위'와 '공신력'을 부여하는 일이다. 일정 자격을 갖춘 예술가나 단체를 ‘한국문화 홍보 파트너’로 인증하고, 국가무형유산 전승교육사나 이수자 인정 문턱을 유연하게 조정한다면 현지 교육사업의 신뢰도는 비약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또한, 인력 부족에 시름 하는 재외 한국문화원이 이들을 강사나 공연자로 적극 기용한다면, 민관이 상생하는 효율적인 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인프라 공유를 통한 간접 지원도 실무적으로 큰 힘이 된다. 다국어 교육 콘텐츠를 무상 제공하고, 국립국악원 등에서 내구연한이 지난 악기를 수선해 기증하거나 장기 대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해외에서 구하기 어려운 악기와 의상은 그 자체로 포교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기적인 모국 초청 연수와 항공료 지원 등을 통해 이들이 예술적 기량을 유지하고 고국과의 정서적 끈을 놓지 않게 해야 한다.

 

현지에서의 행정적 고충을 해결하는 세심함도 필요하다. 재외공관의 채널을 활용해 이들의 활동을 홍보하고, 예술 활동 비자나 법인 설립 등에 관한 법률·행정 자문을 제공한다면 활동의 지속성을 보장할 수 있다. 소액의 프로젝트 기반 공모 사업을 활성화해 자생력을 키워주는 방식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이제 해외 거주 국악인들을 정부 기관의 경쟁자가 아닌, '확장된 파트너'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예산의 한계를 탓하기보다 공신력 부여와 인프라 공유라는 실무적 지원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 문화 영토를 전 세계로 넓히고 있는 이들에 대한 실질적 배려야말로 진정한 문화 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송혜근 기자 mulsori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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