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완창] 스승과 제자가 함께 완성한 소리의 대서사… ‘만정제 춘향가 릴레이 완창’, 기립박수 속 대단원 막을 내리다.

  • 등록 2026.04.21 18: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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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로 이어진 춘향가, 한 편의 서사로 완성된 무대
웃음과 눈물이 함께 머문 객석, 소리와 마음이 만난 자리
명창 신영희 선생의 스승을 향한 애틋함으로 이어진 무대

 

스승과 제자가 함께 완성한 소리의 대서사… ‘만정제 춘향가 릴레이 완창’, 기립박수 속 대단원 막을 내리다.

 

국창 만정 김소희 선생 서거 31주기를 기리는 헌정 무대 〈만정제 춘향가 릴레이 완창〉이 지난 4월 19일 서울 국가무형유산 전수교육관 ‘풍류극장'에서 성황리에 펼쳐졌다. 이번 공연은 스승과 제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판소리 전승의 현장을 생생히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전했다.

 

공연의 문은 사회를 맡은 오정해의 따뜻한 인사로 열렸다. 그는 “이 자리에 함께한 분들이야말로 판소리가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원동력”이라며 관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완창이라는 형식이 주는 부담을 내려놓고 “사랑방처럼 편안하게 즐겨달라”고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날 공연에는 이미 활발히 활동 중인 소리꾼부터 이제 막 길에 들어선 신진 소리꾼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했다. 특히 신영희 명창의 제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스승의 소리를 함께 세우고 이어간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오정해 사회자는 “좋은 소리는 기쁘게 칭해주고, 부족한 부분은 전통을 이어가려는 마음으로 따뜻하게 바라봐 달라”는 스승의 뜻을 전하며 관객과 소리꾼 사이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1부 공연은 중학교 2학년인 이화현 군의 ‘꿈 가운데’를 시작으로 다양한 소리꾼들이 각자의 대목을 이어가며 만정제 춘향가의 흐름을 촘촘히 엮어냈다. 고수 최재영의 안정된 장단과 더불어 명고 김청만의 북장단이 더해지며 무대의 완성도를 높였다.

 

신영희 명창과 김청만 명고

 

신영희 명창이 직접 무대에 올라 ‘갈까부다’ 대목을 선보이며 관객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신 명창은 치통으로 얼굴이 부은 상태였음에도 무대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관객들에게 더욱 깊은 감동을 전했다. 사회자는 “무대는 약속의 공간”이라며 제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른 스승의 의지를 전했고, 관객들은 평소보다 더욱 큰 박수로 화답했다.

 

이어진 2부에서는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제자들이 함께 부른 ‘농부가’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흥겨운 반응이 터져 나왔고, 무대와 관객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후 신영희 명창의 ‘박석티’ 대목이 시작되며 공연은 점차 절정으로 치달았다.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이수자 조수황 명창

 

특히 국가무형유산 판소리(춘향가) 이수자이자 제24회 대한민국 남도민요경창대회 명창부 대통령상을 수상한 조수황의 무대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초경이경’부터 ‘옥중상봉’에 이르는 장면에서 그는 섬세한 감정선과 몰입도 높은 소리로 관객의 눈물을 자아냈고, 감동을 더했다.

 

공연의 마지막은 더욱 의미 있었다. 신영희 명창과 제자들이 함께 ‘동헌경사’ 대목을 합창하며 무대를 마무리했고, 객석에서는 전 관객이 기립해 박수를 보내며 화답했다.

 

 

무대가 끝난 뒤에는 출연진 전원이 국창 만정 김소희 선생의 영정을 향해 일제히 절을 올리는 장면이 이어졌다. 이는 만정제를 창시한 스승에 대한 깊은 존경과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앞으로 만정제 유파의 원형을 지켜나가면서도 예술적으로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강한 계승 의지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이번 공연은 릴레이 완창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통해 판소리의 전승 구조를 무대 위에 구현해낸 자리였다. 스승에서 제자로, 다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소리의 맥이 한눈에 펼쳐지며, 전통이 현재 속에서 어떻게 살아 숨 쉬고 있는지를 보여준 의미 있는 무대로 남았다.

 

 

송혜근 기자 mulsori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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