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제7회 창원국제민주영화제, 재개관한 씨네아트리좀과 함께 새 출발

  • 등록 2025.12.29 10: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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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10주년 맞아 상영 장비·시설 전면 개선
5일간 5개 섹션, 50여 편 상영 및 GV·라운드테이블 진행
전석 4,000원 특별 할인, AI영화 및 GV·라운드테이블 무료 개방

 

제7회 창원국제민주영화제, 재개관한 씨네아트리좀과 함께 새 출발
 

제7회 창원국제민주영화제(CIDFF·Changwon International Democracy Film Festival, 집행위원장 하효선)가 ‘도시, 영화 그리고 민주주의(City, Cinema and Democracy)’를 주제로 지난 2025년 12월 27일(토)부터 31일(수)까지 5일간 창원 예술영화 전용관 씨네아트리좀에서 열린다.

 

올해 영화제는 씨네아트리좀 개관 10주년과 재개관의 출발점을 겸한 행사로 진행됐다. 씨네아트리좀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시설개선 및 상영장비 현대화 지원사업을 통해 디지털 레이저 영사기, 스크린, 음향 시스템 등 상영 장비 일체를 교체하고 관람 환경을 대폭 개선했다. 제7회 CIDFF는 이 새 공간에서 관객과 다시 호흡하는 재개관의 첫 공식 프로그램으로 자리했다.

 

영화제는 개막·폐막작 포함 총 5개 섹션, 약 50여 편의 국내외 예술영화 및 AI영화 상영, 감독과의 대화(GV), 라운드테이블 토론 등으로 구성됐다. 모든 상영작은 전석 4,000원(재개관 기념 특별 할인)으로 운영되며, AI영화 관람과 영화제 기간 중 진행되는 GV·라운드테이블은 무료로 개방되어 기술과 창작, 도시 경험에 대한 공유와 대화의 장을 넓혔다.

 

개막작으로 2025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가 12월 27일 오전 10시 영화제의 포문을 열었다. 거장 짐 자무쉬 감독의 이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와 경합을 벌인 끝에 최고상을 거머쥐며, 도덕·사회·도시의 인간적 균열을 특유의 미학으로 응시하는 자무쉬 영화 세계의 정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섹션 1은  도시, 영화 그리고 민주주의란 타이틀로 도시의 순기능을 민주주의의 실험 현장으로 보고, 영화가 도시 구성원의 욕망, 상실, 극복의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한다는 관점에서 구성됐다.

상영작은 <바늘을 든 소녀>, <패터슨>, <히어>, <콘티넨탈 ‘25> 등으로, 도시의 일그러짐과 인간성의 회복을 추적하는 흐름으로 묶였다.

 

섹션 2는 변화하는 AI영화로 기술의 도래가 영화 창작 개념 자체를 확장한다는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심은록 감독의 <AI수로부인>을 시작으로 한국·독일·미국·일본·스페인·중국·인도·대만 등 8개국의 AI 단편영화와 이상훈·김일동 감독의 장편 AI영화가 소개된다.

AI영화 상영 이후에는 ‘변화하는 AI영화’를 주제로 감독·제작자·관객이 함께 현재의 흐름을 점검하고 미래의 방향을 전망하는 라운드테이블이 무료로 진행된다.

 

섹션 3은 한국영화 창원 나들이로, 지역으로 이동한 한국독립영화의 확장과 창원 관객과의 직접 대화를 중심으로 구성된 섹션이다. 〈어른 김장하〉(김현지 감독, 김주완 기자), 〈고당도〉(권용재 감독, 정순범 배우), 〈바람이 전하는 말〉(양희·허욱 감독), 〈통잠〉(이도진 감독), 〈망국전쟁: 뉴라이트의 시작〉(전찬일 비평가), 〈롤링스톤〉(신톡 감독), 〈레이의 겨울방학〉(박석영 감독), 〈고백하지마〉(류현경 감독 겸 배우), 〈단잠〉(이광국 감독), 〈1980 사북〉(박봉남 감독) 등 총 10편이 상영되며, 상영 후 GV는 모두 무료로 운영됐다.

 

이 섹션의 GV 진행은 전찬일 영화평론가가 맡아, 관객과 창작자의 호흡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섹션 4의 주제는 올해의 주빈국 : 폴란드이며, 폴란드는 유럽 분할과 침탈 속에서도 정체성을 지켜온 나라, 1980년대 연대노조 운동으로 동유럽 민주화의 흐름을 연 주역, 풍부한 문화적 토대 위에서 역사·사회·도덕을 탐구해 온 폴란드 영화의 결이 이번 영화제 주제와 강하게 공명한다는 관점에서 선정됐다.
상영작은 <첫눈이 사라졌다>, <신들의 분노>, <당나귀 EO> 3편이다.

 

섹션 5는 세계 영화제 산책으로 칸·베니스·베를린·아카데미 등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선택된 수상작과 주목작을 한자리에서 감상하며, 세계가 공감한 이슈와 감성, 미학의 이동과 공유를 따라가 보는 구조로 구성됐다.
상영작은 <사운드 오브 폴링>,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에밀리아 페레즈>, <신성한 나무의 씨앗>, <여행자의 필요> 등이다.

 

폐막작 주제는 2025의 끝에서 2026의 새벽으로, 폐막은 12월 31일(수) 심야 상영 <다잉>이 맡았다. 이 작품은 2024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수상작으로, 한 해의 끝에서 삶과 죽음을 성찰하는 심야의 문턱을 함께 여는 구성으로 편성됐다.

 

이번 제7회 창원국제민주영화제는 화려한 스펙의 과시가 아니라, 세대와 기술, 도시와 세계의 경험을 나누는 호흡으로 채워졌다. 씨네아트리좀의 재개관은 지역 예술영화가 시민의 삶과 직접 연결되는 플랫폼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영화가 품은 질문과 기록의 힘은 더 이상 수도권에만 머물러야 할 이유가 없다. 지방도시 창원에서 10년을 버텨온 예술영화 전용관 씨네아트리좀의 재개관과, 7회를 맞은 창원국제민주영화제의 지속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선언이다. CIDFF가 보여줄 5일의 여정은 지역이 세계와 직접 호흡하며 민주주의의 감각을 나누고, 영화의 언어로 도시의 기억을 확장할 수 있음을 증명할 것이다. 지역의 시선이 곧 세계의 시선이 되는 날까지 창원의 스크린을 응원한다.

 

송혜근 기자 mulsori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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