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마음의 복지’를 말할 때
전통문화 칼럼니스트
김승국
정부는 AI 강국으로의 속도전... 서민은 고립감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가 밝았다. 그러나 민초들의 삶은 여전히 시리다. 정부는 연일 AI 강국과 실용 외교를 외치며 거시적 성과를 강조하지만, 지표의 온기는 골목마다 스며들지 못하고 있다.
기업과 가계 사이의 소득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각자도생의 정글 속에서 공동체의 결속은 갈수록 느슨해지고 있다. 성장의 숫자가 가팔라질수록 서민들의 고립감과 마음의 병은 깊어가는 역설적 상황이다.
문화예술이 늘 시대의 아픔과 함께 해오다
이러한 때일수록 우리는 정치와 경제가 놓치고 있는 '인간의 얼굴’을 돌아봐야 한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절망적인 쇼생크 감옥의 담장을 넘나들던 모차르트의 선율처럼, 문화예술은 가장 낮은 곳에서 신음하는 이들의 존엄을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다.
역사적으로도 문화예술은 늘 시대의 아픔을 함께해왔다. 일제강점기 한 맺힌 ‘아리랑’이 그러했고, 광장의 촛불 곁을 지켰던 전인권의 노래 ‘걱정 말아요 그대’가 그러했다. 예술은 결코 여유 있는 자들의 사치품이 아니라, 갈등을 봉합하고 우리를 하나로 묶어내는 사회적 치유제였다.
오늘날 문화예술은 그 가치가 더욱 확장되고 있다. 고독과 상처를 어루만지는 심리적 치유를 넘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창의성과 인성을 길러주는 교육적 토양이 된다. 또한 ‘굴뚝 없는 공장’으로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며 국가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기도 한다.
2026 정부의 기조는 문화예술이 국민의 일상에 스며들게 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지점은 예술이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회복탄력성을 높인다는 데 있다.
따라서 2026년 정부의 정책 기조는 산업적 효율성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AI 기술 선도와 경제 지표 회복이라는 '차가운 정책'과 나란히, 문화예술이 국민의 일상에 스며들 수 있게 하는 ‘따뜻한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문화예술 진흥은 단순히 문화 향유 기회를 늘리는 차원에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성장이 몸의 생존을 책임진다면, 문화예술은 영혼의 호흡을 책임지기 때문이다.
병오년 한 해, 예술의 향기가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곳까지 닿아 진정한 의미의 민생 회복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