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의 진정한 마지막 광대, 이동안이 남긴 이야기’ 국악타임즈 연재 다섯번째 이야기

제5회
연재자 (註)
어린 이동안 선생이 풍악 소리만 들어도 피가 끓을 정도로 빠져있었기에 부친은 집에 붙잡아 둘 생각으로 후에 광무대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타기 독선생인 김관보 선생을 불러다 줄타기 재주를 가르쳤다. 이 진술에서는 김관보 선생이 이동안 선생에게 줄타기 교육을 어떠한 방식으로 혹독하게 가르쳤는가를 소상하게 밝히고 있다.
독선생 김관보에게 줄타기를 배우다
그때는 풍악소리만 들어도 피가 끓어서 견딜 수가 없었지. 아버지도 처음엔 야단도 치다가 안되니께 허는 수 없이 나를 붙잡아둘 요량으로 재주를 가르친거여. 그래 줄타는 독선생을 모셔왔는데 김관보씨라고. 후일 광무대에서 다시 만났지.
새벽만 되면 잠도 덜 깼는데 “동안아!”하고 부른단 말이여. 그때부터 집 뒤에 산에 가서 배는데 인정사정 없이 베는거여. 게으름 피면 선생이 막 패도 어쩔 수 없는거여. 그러니 선생한테 처음 밸 때 부모가 승낙서를 써줘야혀. 남의 자식 막 패도 괜찮다는 승낙서여.
줄을 밸라면 처음엔 땅재주를 배야혀. 땅바닥을 언덕지게 파는거여.(이옹(李翁)의 증언으로는 땅바닥을 나선형이 되게 파서 건너뛰는 연습을 하는 것인데, 깊이는 대략 엉덩이까지 차일 정도이며 좌우로는 한발, 앞뒤로는 서너 발 정도라고 한다).
깊이파지. 거기를 넘어댕겨야하는데 첨엔 영락없이 떨어지지뭐. 떨어지는게 일이여. 땅재주를 다 익히고 나면 인저 줄을 얕게 메고 선생 손잡고 왔다갔다 하는거여. 그리고 익숙해지면 나무를 줘. 짚고다니라고. 그 다음에는 낚싯대를 거꾸로 뒤집어서 주고.
그때쯤이면 땅에다 읍나무(두릅나무)를 깔아. 그게 가시가 많거든. 떨어지며 가시에 찔리니께 기를 쓰고 줄에 매달리는거여.
허허. 떨어지면 통닭구이같이 매달려서는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요” 그러구 또 떨어지면 “두번 실수는 이상사요” 이랬지(소년의 장난스러운 익살. 그 당시 떨어지는 실수를 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내뱉은 말이라고 한다).
다음 연재일은 2026년 1월 12일 오전 9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