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 ‘조선의 진정한 마지막 광대, 이동안이 남긴 이야기’ 국악타임즈 연재 여섯번째 이야기

  • 등록 2026.01.1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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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진정한 마지막 광대, 이동안이 남긴 이야기’ 국악타임즈 연재 여섯번째 이야기

 

 

제6회
연재자 (註)


이동안 선생은 열네 살 되던 해에 한 살 연상의 여인과 결혼을 하게 되었으나 장가든 지 사흘 만에 다시 가출하였다. 처음에는 수원에 있는 고모 집에 갔는데 하루를 넘기고 아버님께 쫓겨 안양, 남태령을 거쳐 과천으로 걸어가다가 지쳐 참외를 얻어먹고 있던 그를 알아본 이름 모를 행인의 주선으로 광무대에 발을 디디게 된다. 광무대 무대에는 이미 줄타기의 명인 김봉업 선생이 있었으나 광무대를 이끌고 있던 박승필 씨가 이동안 선생의 줄 타는 재주를 알아보고 이동안 선생을 받아드려 이동안 선생은 광무대로 진출하게 되어 예인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광무대 진출 – 운명적 예인의 길 들어서

 

장가를 들었어. 열네살 먹던해에. 새색시는 열다섯살이고, 촌색시가 눈에 뵈나 장가든지 사흘만에 다시 뛰어나왔지. 수원에 우리 고모가 살거든. 고모네 집에 들어가니께 너 어쩐 일로 새서방이 여길 다 오니 그래. 왜 못와요? 이러구 저녁을 해줘서 먹구 잤는데 새벽에 화장실에 나가 뒤를 보고 딱 일어섰는데 아버지가 고모네 집으로 들어간단 말이여.

 

냅다 뛰었지. 그대로 내뛰어서 수원 정류장에 들어갔지. 역전엘 가니께 기차는 안오고 짐차가 와. 짐을 싣더니 바로 떠나더만. 도망은 해야겠는데 어떡할 수가 없어서 차 이은새에 붙잡고 매달려서 가니께 안양에서 서. 안양에서 서길래 내려서 그냥 새벽 이슬 맞으면서 소릿길로 뛴거여.

 

남태령을 지나 골사그네 벌사그네를 지나 지지대 고개를 넘어선 과천 지나 노들다리(옛날의 실제 지명. 발탈연희본 중의 고사창에도 그대로 나오는 사설) 부근에 당도하니께 해가 뉘엿뉘엿 지는거여. 지치고 배도 고프니 걸어갈 수가 있어야지.

 

근데 옆에 참외장수가 하나 있어. 그 옆에 앉아 쉬는데 참외장수가 "이놈아 너 어디 사니?" 듣더먼. ”화성군 살아요“. "여긴 왜 왔어?” “도망왔어요.” “도망오면 어떡할러고 도망을 왔어 배 고프니? 옛다 참외나 하나 먹어라.” 그래서 호박 참외라고 큰 참외를 하나 먹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지나가다가 날 보더니 재를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왜 여기 있느냐구 묻는단 말이여.

 

“어떻게 알아요?” “아 이놈이 줄도 잘타고 땅재주도 잘하는데 여기에 있어?” 너 날 따라 가자 좋은데 데려다줄게. “”어지 좋은데가 있어요?“ ”글세 따라오래두“ 따라갔더니 광무대(1912년 박승필이 중심이 되어 세운 극장. 처음에는 동대문 안 경성전기회사 창고를 빌어쓰다가 1920년 지금의 국도극장 뒤로 옮겼는데 1930년에 불 타 없어졌다.(장사훈, 국악대사전 p.132)라는 데야.

 

원각사, 광무대가 일류거든. 거긴 진짜배기들만 하는데야. 거길 가보니께 김봉업(1894~?. 경기도 출신. 줄타기와 해금의 명인)이라고 하는 이가 나이가 한 오십줄이야. 줄을 타는데 털썩털썩 허드만 그랴. 날 데려온 이가 단장한테 가서 애길했지. 저기 온 애가 줄을 벌날 듯 탄다고. 그랬더니 단장이 거 한번 해보라고 나더러 줄을 한번 타라는거야.

 

”부채도 없고 한데 어떻게 타요?“그랬더니 김봉업씨가 자기걸 빌려줘서 나가서 척 타는데 벼룩이 튀듯 하지뭐. 구경하던 이들이 박수를 치면서 이젠 광무대 됐다고 야단을 허는데 단장이 와서는 너 저 사람들한테 오천원을 주는데, 너는 만원을 줄테니 나랑 있자 그러더구만 그랴. 그때 만원이면 큰돈이여. 바로 그분이 박승필씨라고.


그날 저녁에 단장한테 설렁탕 한그릇 얻어먹고 말했지. 당장 잘데가 없으니 어떡하느냐고 그랬더니 걱정을 하지 말라고 그런단 말여. 그날 하숙에서 자고 이튿날 일찍이 저동간 앞에다 집을 얻었어. 종로 3가에서 나무짝 안에 집이 하나 있는데 이렇게 시궁창이 개울에 있으니께 돌로다 다리를 놨어. 다리 건너가서 대문을 열면 그게 독채여. 그걸 얻어 주더구만.

 

방이 하나라도 아주 외채집이여. 그 옆에 많이 줘서 두둑집이라는데가 있는데 하루 세끼를 해달라고 해서 밥값을 한달치를 먼저 줘. 단장이 그릇도 사고,살림도 다 갖다주더만. 그럭저럭 몇 달동안 착실하게 월급을 모아서 길에다 만난 작은 아버님 편에 부탁해서 부모님을 드렸어.


저녁에는 광무대를 나가서 공연을 하고, 월급을 한달치를 미리 주는데 내가 돈쓸데가 있나. 또 용돈쓰라고 손님들이 돈을 던지는데 하룻저녁에 그걸 줏워모으는 것이 한 1원 넘게 생겨.


다음 연재일은 2026년 1월 19일 오전 9시입니다.

송혜근 기자 mulsori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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