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力拔山氣蓋世(역발산기개세)

 

시조로 새겨 읽는 고사성어(故事成語)

力拔山氣蓋世(역발산기개세)


‘항우’가 해하성에서
사면초가 몰렸을 때

 

‘우미인’을 옆에 두고
시 한 수를 읊었다지

 

“산 뽑고
세상을 덮을 힘
무슨 소용 있는가”


출전(出典) : <史記(사기)> 項羽本紀(항우본기)
어의(語義) : 힘은 산을 뽑고, 기개는 세상을 덮는다.
                  - 세상을 뒤엎을 정도로 강한 힘과 기운. 
                  - 기력이 매우 웅대함.


 

楚(초)나라 項羽(항우)가 漢(한)나라 沛公(패공) 劉邦(유방)을 맞아 垓下(해하)에서 최후의 결전을 치르던 날, 군대는 적고 먹을 것마저 떨어져 四面楚歌(사면초가)에 몰렸다. 항우의 진영에 밤이 되자 사방에서 초(楚)나라 노래가 들려오고, 대부분 초나라 출신인 항우의 병사들은 고향 생각에 눈물을 흘리며 戰意(전의)를 상실했다. 그는 자신의 여자 虞美人(우미인)과 술을 한 잔 마시며, 감개가 무량해서 詩(시)를 읊었다.

 

力拔山氣蓋世(역발산기개세)
힘은 산을 뽑을 만하고, 기운 또한 세상을 덮을 만하나,

 

時不利兮騅不逝(시불리혜추불서)
때와 운이 불리하니 추 또한 달리지 못하는구나.

 

騅不逝兮可奈何(추불서혜가내하)
추가 달리지 못하니 어찌 해야 한단 말인가?

 

虞兮虞兮奈若何(우혜우혜내약하)
우여, 우여, 그대를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이냐?

 

항우는 노래를 마치고 우미인과 눈물을 흘리다가 우미인에게, ‘너는 얼굴이 아름다우니 沛公(패공)의 사랑을 받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미인은 자살을 하고 만다. 위의 시를 ‘虞兮歌(우혜가)’ 또는 ‘垓下歌(해하가)’라고 한다. 騅(추)는 항우의 烏騅馬(오추마 : 흰 털이 섞인 검은 말)이다.

 

‘力拔山氣蓋世(역발산기개세)’는 바로 이 詩(시)의 첫 구절이다. 이 표현으로부터 ‘蓋世英雄(개세영웅)’이라는 말도 생겨났는데, ‘세상을 덮을 만한 영웅’이란 뜻이다. 또 ‘蓋世之氣(개세지기)’라고 하면 바로 ‘力拔山氣蓋世(역발산기개세)’를 줄인 말이다. ‘세상을 뒤엎을 기세란 뜻’으로, 항우 같은 희대의 영웅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 垓下(해하) 전투 후 : 항우는 강동으로 가 재기하려 한다. 해하에서 남은 28명을 이끌고 전투를 벌이다, 항우는 병졸 1,000명과 장수 9명을 죽인다. 그러나 항우 측은 2명만 전사했을 뿐이다. 오강에서 정장이란 자가 배를 타라고 하나, 항우는 부하 26명과 오추마만 보낸다. 그런데 오추마는 물에 뛰어들어 자살하고, 항우는 한의 기병 5,000명을 베다가, 고향 사람 여마통에게 자신의 목을 가져가면 한왕 유방이 왕으로 봉한다는 말을 들었다. 항우는 옛정을 생각해서 여마통을 왕이 되게 하기 위해 스스로 목을 베어 자살한다. 이로써 한왕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고, 여마통을 비롯하여 항우의 시체를 가져간 장수 9명은 약속대로 列侯(열후)에 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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