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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독일에서도 어린 선수가 주장 뺨 때렸다가 국대 제명까지 갈뻔

2009년 4월 1일, 23살이었던 포돌스키가 31살 주장이었던 발락의 뺨을 때려
포돌스키는 주장에게 “너나 뛰어라, 이 XX야!”라고 외쳤다

 

2009년 독일에서도 어린 선수가 주장 뺨 때렸다가 국대 제명까지 갈뻔

 

최근 우리나라에서 참으로 희한한 일이 있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감독을 경질하자고 축구팬들이 들고 일어나자 아시안컵 4강전 전날에 탁구 사건이 일어난 것입니다. 세간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클린스만 감독에서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 주장이자 토트넘FC 주장인 손흥민과 파리 생제르맹FC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에게로 옮겨 갔습니다.

 

 

2월 16일 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의 탁구 사건이 갑론을박 중입니다. 두 선수 모두 팬층이 두터운 편이라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 보입니다. 축구협회가 지금까지 해 오던 방식인 ‘먼 산 불 구경’을 계속하다가는 대한민국 축구가 잿더미가 될 것입니다.

 

선수 간의 충돌로 국가적 이슈가 된 사건이 독일에서도 있었습니다. 2009년 4월 1일, 웨일스와의 월드컵 예선전에서 23살이었던 포돌스키가 당시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이었던 미하엘 발락의 뺨을 때린 일입니다. 경기 중에 31살이었던 주장 발락이 포돌스키에게 좀 더 열심히 뛰라고 했고, 이 말을 들은 포돌스키는 “너나 뛰어라, 이 XX야!”라고 외쳤다고 전혀 집니다.

 

 

이 일은 독일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어 있다가 1989년 독일이 단일 국가로 통일되었지만 당시에는 지역색이 남아있던 시기였습니다. 고답적인 동독 출신 발락과는 달리 폴란드와 서독에서 나고 자란 포돌스키가 싸움했으니 화합이 모토였던 독일 사회가 발칵 뒤집힌 것입니다.

 

 

결국 포돌스키는 경기 중 교체 아웃 되었습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포돌스키는 발락도 프로 선수이고 자신도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언제든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여론은 포돌스키 편이 아니었습니다. 나이 어린 후배 선수에게 의견을 피력하는 건 주장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포돌스키는 자신이 잘 못 했다며 사과의 뜻을 밝힙니다.

 

 

이 사건으로 포돌스키는 5,000유로의 벌금을 부과받았습니다. 벌금으로 끝나서 안 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고, 독일 축구 국가대표에서 제명해야 한다는 여론도 들끓었습니다. 게다가 독일 축구팬이 포돌스키를 축구 국가대표 주장인 발락 폭행범으로 고발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독일 축구협회는 이 모든 문제를 잘 봉합했습니다. 두 선수뿐만 아니라 국민의 마음까지 잘 건사했습니다. 그 비결은 이 모든 것이 축구 경기를 위한 것이었고, 통일 독일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축구장에서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여론보다는 두 선수가 경기장에서 공을 주고받고 골대로 돌진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줬고, 그 결과 월드컵에서 호주전, 잉글랜드전에서 포돌스키가 멋진 골을 넣었습니다. 결국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은 뢰브 감독의 지휘 아래 더욱 강한 팀으로 뭉치게 되었습니다.

 

축구경기장에서 사고는 다양하게 일어나고, 또 금방 기억에서 사라집니다. 그러기에는 또 많은 시간을 허송세월 까먹어야 합니다. 그러기 전에 독일에서 보여준 것처럼 선수들을 관리 감독하고 있는 축구협회에서 이러한 일들을 책임지고 잘 봉합해야합니다. 어떤 선수가 잘못이 더 크네 마네 따질 게 아니라 신구 조화로운 원팀의 모습을 보여줘야합니다.

 

 

그리고 경기장에서 경기력으로 또 보여줘야 합니다. 축구협회가 이러한 능력마저 없다면 남는 건 선수들에게 씌워질 멍에뿐이며, 추락하는 대한민국 축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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