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예술인 김호석의 피리로 그리는 삶의 색채, 봉산탈춤 보존과 전통예술 교육에 헌신한 김호석의 무대 열린다
봉산탈춤보존회가 주최·주관하는 특별 공연 원로예술인 김호석의 ‘피리로 그리는 색’이 2025년 6월 24일(화) 오후 7시, 서울 민속극장 풍류에서 펼쳐진다. 이 무대는 피리 하나로 평생을 전통음악의 맥을 이어온 김호석 선생의 예술 세계를 기리는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김호석의 서도피리 연주를 중심으로, 봉산탈춤 인물들이 전통 문법을 해체한 창의적인 형식 속에서 펼치는 목중춤, 취발이춤, 미얄춤 등 다양한 장면들이 새롭게 구성된다. 특히 김호석의 연주가 극 전개와 함께 흘러가며, 전통음악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기종 봉산탈춤보존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무대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원로예술인의 삶과 예술을 기억하는 자리”라며 “김호석 선생님께서 탈춤의 혼을 불어넣은 피리 소리로 관객과 호흡했던 수많은 무대를 기리는 예술사의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의 작·연출을 맡은 송인현 봉산탈춤보존회 부회장은 “탈춤은 탈이 인물이다. 그 인물이 된 배우가 피리 소리에 따라 움직이며 작품이 완성된다”며, 김호석의 연주가 반주를 넘어 탈춤의 중심축으로 작용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봉산탈춤’이라 하면 떠오르는 장면들, 그것을 하나의 공연 안에 담으려 했다”고 이번 기획 의도를 밝혔다.
김호석 선생은 1975년 7월 검정고시 합격 후, 그해 가을 봉산탈춤의 명맥을 이은 강령탈춤 보유자 지관용과 박동신을 만나며 전통 탈춤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 인연은 숙명처럼 그의 삶과 예술을 이끌어온 원동력이 되었다. 서울 종로 일대의 학원과 공원, 대학축제 무대에서의 공연 경험을 통해 탈춤은 그의 신체와 호흡 속에 스며들었고, 이는 훗날 피리 연주와 서도소리까지 아우르는 전통예술가로서의 기반이 되었다.
1979년 김호석은 봉산탈춤의 연원과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김선봉 선생을 찾아가 황해도피리가락을 연주하난 봉산탈춤의 악사로 자리김했다. 1986년 이수자, 2002년 전승교육사로 인정받으며 탈춤 반주 음악과 서도소리의 전통 계보를 잇는 후계자가 되었다. 오늘날 김호석은 피리, 대금, 장구, 북 등 전통 기악 전반에 서도삼현육각의 온전한 보유자로서 봉산탈춤 반주 음악의 정통성과 서도악 계통을 함께 계승하는 중추적 인물로 자리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윤기종 회장의 총괄기획 아래, 송인현 부회장이 연출과 배역을 담당하고 박호빈, 최아리, 최영진 등 보존회원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 이날 무대는 원로예술인의 헌신을 기리고, 그 예술정신을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한 자리로 기획되었다. 전통의 숨결을 피리의 음색으로 물들이는 김호석의 무대가, 관객에게 깊은 울림과 사유의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