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수정의 춤, ‘무맥의 유산’으로 기록되다. 『박병천류 진도북춤』 출간 기념… <예맥지무(藝脈之舞)>
찰나에 피어났다 사라지는 전통춤의 순간이, 한 권의 책으로 다시 태어난다. 무대 위 생생한 숨결과 활자가 만나는 특별한 기획 공연이 관객을 찾는다.
경상국립대학교 민속예술무용학과 교수이자 한국전통춤예술원 대표인 임수정은 오는 2026년 2월 27일(금) 오후 7시 30분,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예맥지무(藝脈之舞)>를 개최한다. 이번 무대는 ‘공연과 기록의 만남’을 주제로, 전통춤의 계승과 보존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예술적으로 풀어낸다.
‘대를 잇는 예술혼’, 몸에서 몸으로 이어진 맥
<예맥지무>는 전통을 단순한 재현이 아닌 ‘대를 잇는 예술혼’으로 바라본다. 가무악(歌舞樂)의 예인이자 故 무송(舞松) 박병천(1933~2007)이 남긴 춤사위는 제자의 몸에 기억으로 스며들고, 다시 다음 세대로 전해진다.
임수정의 무대는 동작을 넘어서 ‘호흡’을, 형식을 넘어 ‘뜻’을 좇는다. 기교가 아닌 혼(魂), 동작이 아닌 맥(脈)을 체화한 춤은 스승의 숨결과 제자의 사유, 그리고 오늘의 감각이 겹쳐지며 하나의 예술적 흐름을 완성한다.
이번 공연의 중심에는 박병천 명인의 예술적 얼이 담긴 ‘박병천류 진도북춤’이 자리한다. 임수정이 30여 년간 걸어온 수행의 시간이 응축된 이 춤은, 단순한 재현이 아닌 ‘전승의 증언’으로 무대 위에 펼쳐질 예정이다.
신간 『박병천류 진도북춤』 출판 기념 대담
공연과 함께 열리는 출판 기념 대담은 이번 무대의 또 다른 핵심이다. 신간 『박병천류 진도북춤』은 무대 위에서 발현되는 무형의 예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기록물이다.

신간 『박병천류 진도북춤』
대담에서는 ‘보는 공연’과 ‘읽는 기록’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전통예술의 맥을 이어가는지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진다. 예술이 사라지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재현이 아닌 ‘정확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이번 무대는 공연을 넘어 하나의 학술적·문화적 제안이 된다.
임수정 교수는 “전통춤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생명력도 중요하지만, 그 맥이 끊기지 않도록 올바르게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 역시 중요한 가치”라며, “이번 <예맥지무>가 도서 『박병천류 진도북춤』과 만나 전통 보존과 전승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살아 있는 전통을 이어 온 임수정 명무의 30년
1995년 제1회 개인공연 이후 매해 전통춤 무대를 이어온 임수정은 박제된 전통이 아닌 ‘살아 있는 몸짓’을 추구해왔다. 그는 경상국립대학교 민속예술무용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전통춤예술원 대표, 박병천류 진도북춤전승회 회장, 한국전통춤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한국전통춤예술원 대표 임수정
국가무형유산 승무·살풀이춤 이수자이자, 진주검무·진도씻김굿 이수자로서 국내외 초청 무대를 통해 전통춤의 깊이를 전해왔다. 제15회 한밭국악전국대회 명무부 대통령상 수상, 2018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올해의 최우수예술가상(전통부문)’ 수상으로 그 예술적 성취를 이루어왔다.
찰나의 예술, 영원의 기록으로
이번 <예맥지무>의 프로그램은 전통의 뿌리에서 전승의 현재까지를 아우르는 구조로 짜였다. 1부 ‘근원의 울림’에서는 故 무송 박병천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며, 축원 비나리와 지전춤, 박종기류 대금산조가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이어 2부 ‘전수의 길’에서는 신간 『박병천류 진도북춤』 출판 기념 대담이 진행된 뒤, 박병천류 진도북춤과 강강술래(동무의 길)가 펼쳐진다. 스승의 예술을 기록으로 정리하고 다시 몸으로 구현하는 이 흐름은, ‘근원’에서 ‘전수’로 이어지는 무맥(舞脈)의 여정을 무대 위에 선명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예맥지무>는 무형의 예술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예인의 책임이자, 전통의 미래를 묻는 질문이다. 스승의 호흡이 제자의 몸을 거쳐 활자로 남는 순간, 전통은 더 이상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오늘의 현재이자 내일의 자산이 된다. 무대 위에서 시작된 울림이 한 권의 책으로 이어질 이번 공연은, 전통예술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소중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공연 예매 및 문의는 서울돈화문국악당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