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정의 소리, 세대를 잇다… 31주기 추모 무대 ‘릴레이 완창’
(사)만정김소희판소리선양회(이사장 신영희)가 국창 만정 김소희 선생의 예술혼을 기리는 뜻깊은 무대를 마련한다. 오는 2026년 4월 19일(일) 오후 2시, 서울 국가무형유산 전수교육관 ‘풍류극장'에서 열리는 <만정제 춘향가 릴레이 완창> 공연이 바로 그 자리다.
이번 공연은 만정 김소희 선생 서거 31주기를 맞아 기획된 헌정 무대로, 판소리계의 큰 스승이 남긴 예술세계를 오늘의 무대 위에서 되살리고, 그 전승의 흐름을 생생히 확인하는 자리로 주목된다.
스승에서 제자로… ‘살아있는 전승’의 현장
이번 공연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전승의 현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만정 김소희 선생의 맏제자이자 국가무형유산 판소리(춘향가) 보유자인 계정(繼汀) 신영희 명창이 중심이 되어 제자들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공연은 약 6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릴레이 완창’ 형식으로 구성된다. 한 명의 소리꾼이 아닌, 제자들이 대목을 나누어 이어 부르며 하나의 완창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한 공연 형식을 넘어 스승의 소리를 제자들이 어떻게 계승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치다.
특히 신영희 명창은 직접 ‘갈까부다’, ‘박석티’ 대목을 선보이며 무대의 중심을 잡는다. 여기에 이주은, 조수황 등 20여 명의 제자들이 참여해 만정제의 계보를 이어간다. 사회는 만정 선생의 막내 제자인 오정해가 맡아 공연의 의미를 더욱 깊이 있게 전달할 예정이다.
‘만정제 춘향가’, 격조 높은 예술의 정수
만정 김소희(1917~1995) 선생은 근대 판소리를 대표하는 여류 명창이자 ‘국창’으로 불리며, 치밀한 사설 운용과 품격 있는 성음으로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한 인물이다.
그가 다듬고 완성한 ‘만정제 춘향가’는 기품 있는 계면조와 장중한 소리의 흐름이 특징으로, 판소리의 정통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갖춘 대표적인 유파로 평가받는다. 이번 공연은 이러한 만정제의 음악적 깊이와 미학을 대중에게 온전히 전달하기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
공연은 총 27개 대목으로 구성되어 ‘초두(꿈가운데)', ‘적성가’, ‘쑥대머리’, ‘어사도’ 등 춘향가의 주요 장면들을 촘촘히 이어간다. 이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한 편의 서사를 완성하는 장대한 음악적 여정이라 할 수 있다.
24명의 소리꾼, 한 무대로 이어지는 ‘릴레이 완창’
이번 무대에는 중학생부터 원숙한 명창에 이르기까지 총 24명의 소리꾼이 참여한다. 세대를 아우르는 구성은 만정제 판소리가 과거의 유산이 아닌 현재 진행형의 예술임을 보여준다.
또한 고수 김청만을 비롯한 반주진과 특별출연진이 함께하며 공연의 완성도를 높인다. 각기 다른 개성과 소리를 지닌 소리꾼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판소리만이 지닌 집단적 예술미와 공동체적 전승의 가치를 드러낸다.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 무형유산”
이번 공연은 단순한 기념 공연을 넘어, 국가무형유산이 어떻게 현재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의미를 더한다.
주최 측은 “이번 무대를 통해 만정제 춘향가의 예술성과 전승의 흐름을 확인하고, 우리 전통예술이 미래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창 만정 김소희가 남긴 소리는 제자들을 통해 다시 무대 위에서 살아난다. 그리고 그 소리는 또 다른 세대로 이어지며, 전통은 현재형으로 계속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