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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천년 전통 금성당제, 은평구에서 성황리에 열려

“굿은 신명의 예술… 치유와 공동체를 잇는 축제입니다” 
금성당제, 역사적 가치와 현대적 의미 함께하다

 

천년 전통 금성당제, 은평구에서 성황리에 열려
 

2025년 6월 14일, 천년의 역사를 지닌 금성당제가 서울 은평구 금성당 일원에서 성대히 거행되었다. 이날 행사는 은평구청과 은평구의회, 금성당제보존회가 공동 주관하여 진행되었으며, 지역 주민과 전통문화계 인사, 예술인 등이 대거 참여해 전통문화의 향기를 함께 나눴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축사를 통해 “금성당제라는 소중한 문화유산을 은평구민과 함께 지켜가게 되어 기쁘다”며, “세월이 흘러도 전통은 반드시 기억되고 이어져야 한다. K-콘텐츠 산업이 발전하는 지금, 전통문화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금성당제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축사하는 김미경 은평구청장

 

송영창 은평구의회 의장 또한 “금성당은 조선 세종대왕의 아들 금성대군의 유허지로, 서울에서 유일하게 원형을 간직한 신당”이라며, “도시 개발 속에서도 이 유산을 지켜온 은평구민 모두의 자부심”이라고 전했다.

 

금성당제보존회 상임고문 김주환 씨는 “옛날 금성당제는 구파발 일대를 들썩이게 할 만큼 지역민들의 축제였다”며 “오늘날에도 이 전통을 통해 공동체적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굿은 삶의 신명풀이… 금성당제, 한국 정신문화의 축제입니다”

행사를 총괄한 양종승 금성당제보존회장은 이번 제례와 축제의 본질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굿은 미신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 그리고 영적 세계가 혼연일체가 되는 의식입니다. 이것이야말로 한국인의 신명문화이며, 치유의 공동체 예술입니다.”

 

양종승 금성당제보존회장

 

양 회장은 “현대사회는 외래 문물이 범람하고, 전통이 점차 망각되는 시대다. 이런 시기에 금성당제가 신명풀이와 음식 나눔, 정담이 어우러지는 축제로서 사람들의 마음을 풀어주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특히 ‘무감서기’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무감서기는 일반 참여자들이 신복을 입고 마음껏 춤을 추며 스스로의 신명을 해소하는 자리로, 양 회장은 “신명이 오르면 저절로 몸이 움직인다”며 “이 전통이야말로 진정한 몸과 마음의 치유 과정”이라 설명했다.

 

양 회장은 무속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제도적 미비점에 대해서도 솔직히 밝혔다. “무속은 판소리, 탈춤 등 한국 전통문화의 뿌리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사회적으로는 ‘미신’이라 낙인찍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특히 금성당은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만, 제례 의식인 금성당제 자체는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제도적 지원이 부족합니다.”

 

그는 “외국 가수 공연에는 수억 원을 쓰면서도, 수백 년 이어져온 굿판엔 지역 보존회가 자비를 들여야 하는 현실은 너무 불합리하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다 적극적인 문화유산 정책을 마련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성당제, 역사적 가치와 현대적 의미 함께하다

 

서울 금성당은 고려 충렬왕 3년(1277년) 나주에서 시작된 금성신앙이 조선 세종대왕의 아들 금성대군(1426~1457)에 의해 서울 구파발로 전래되며 신앙의 명맥을 이어왔다. 2008년에는 국가민속문화재 제34호로 지정되며 그 역사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2025 금성당제는 열두거리굿을 중심으로 한 전통 제례를 춤, 소리 공연 등으로 구성하어 전통의 깊이를 더했다. 특히 외국인 관객의 눈길도 끌었는데, 양 회장은 “해외 교수들이 ‘왜 이렇게 좋은 문화를 한국은 제대로 조명하지 않느냐’며 오히려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양종승 회장은 끝으로 “금성당제는 종교를 뛰어넘어 문화입니다. 이제는 정책적으로 이 무속문화를 인정하고, 그 가치를 국민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내년 축제에서 더 많은 이들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통은 지키는 것만으로는 지속되지 않는다. 제도적 인정과 실천적 투자가 함께 이루어질 때, 금성당제와 같은 문화유산은 비로소 오늘의 사람들에게 ‘살아 있는 축제’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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