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은 내 인생이자 평화를 향한 몸짓”, 제30회 한밭국악전국대회, 대통령상에 김정희 평화어울무용단 단장
제30회를 맞이한 한밭국악전국대회가 6월 21일부터 22일까지 대전에서 성황리에 개최되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국악경연대회로서의 위상을 다시금 입증했다.
대전광역시와 (사)한밭국악회(이사장 오주영)가 공동 주최하고 (사)한밭국악회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학생부, 일반부, 명무부 등 총 6개 부문에서 250여 명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펼쳤고, 총 57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번 대회의 최고상인 대통령상(명무부 종합대상)은 살풀이춤으로 출전한 김정희 평화어울무용단 단장에게 돌아갔다. 김 단장은 진주교방춤 이수자이자 국가무형유산 살풀이춤 보유자였던 故 정명숙(수당) 선생의 전수자로서, 1992년 고양국악원을 설립해 30여 년간 수백 차례의 무대에 오르며 전통춤의 깊이를 세계에 전해온 대표적인 명무다.
“이 상을 故 수당 정명숙 스승님께 드립니다”
김정희 단장은 수상 소감에서 스승 정명숙 선생에 대한 그리움과 존경을 가슴 깊이 드러냈다. “춤은 제 인생이며, 평화를 향한 몸짓입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저를 이끌어주신 수당 정명숙 스승님께 이 상을 드리고 싶습니다. 먼 곳에서 얼마나 기뻐하실지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고, 그리움은 더 짙어져 갑니다.”
제30회 한밭국악전국대회에서 살풀이 춤을 추는 김정희 단장
그녀는 살풀이춤이 단지 전통예술의 한 형식이 아니라, 삶의 고비마다 자신을 붙잡아준 정신적 지주였다고 밝혔다. “살풀이춤의 깊이와 묵직함은 제게 있어 나만의 고요와 더불어 삶의 길목을 비추는 커다란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
김 단장은 오는 7월에 스승을 기리는 추모제를 직접 준비 중이라며, 단지 스승의 이름을 기리는 것을 넘어 그 춤의 철학과 정신을 계승하고 보급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7월에 스승님을 그리워하는 추모제를 올리며 다짐해봅니다. 스승님의 춤을 널리 전하고, 그 정신을 지켜나가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전통의 울타리에서 창작의 가능성을 함께 품어야”
김 단장은 전통예술을 계승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음을 고백하면서도, 전통과 창작의 양면성을 함께 안고 나아가는 예술적 태도를 강조했다. “어느 길이나 힘든 과정이 있기 마련입니다. 전통의 중요성과 창작의 새로움을 함께 도모했으면 합니다. 전통은 형식이 아니라, 내면의 움직임을 외형의 사위로 표현하는 살아 있는 문화입니다.”
또한, 전통예술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며, 지역사회와 사회 전반의 관심과 지지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전통을 계승하는 일은 지역사회와 함께 갈 때 더 큰 의미를 갖습니다. 앞으로도 지역 속에서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이 필요합니다.”
그녀는 또한 과거 스승과 함께한 해외공연에 대한 추억도 조심스레 꺼냈다. “수당 정명숙 선생님과 함께 다녔던 해외공연에서는 미운 정, 고운 정이 듬뿍 들었습니다. 때로는 울고, 때로는 웃으며, 한없는 즐거움과 노여움이 한 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그 기억은 저에게 큰 자산입니다.”
한밭국악전국대회, 전통과 세대를 잇는 장
한밭국악전국대회는 시상식에 앞서 김숙자춤보존회원들이 매년 故 김숙자 선생을 기리는 추모공연을 이어오고 있으며, 국악의 대중화와 청소년 교육 확대를 위해 ‘신나는 국악 청춘 페스티벌’이라는 부대 행사를 함께 운영해 오고 있으며 이는 국악축제의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이번 대회에 대해 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종합심사위원장 겸 공정자문위원장)는 “이번 대회는 대한민국 최고의 대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역대 중 가장 수준 높은 국악 예술인들이 참가했습니다. 대전시민과 함께한 뜻깊은 대회였으며, 심사위원들 모두가 공정성과 신뢰를 위해 최선을 다한 대회였습니다. 오주영 이사장님을 비롯한 대회 스태프들께 감사드립니다.”고 밝혔다.
(사)한밭국악회 오주영 이사장은 “한밭국악전국대회는 대한민국 최고의 국악 경연대회라는 자부심과 함께, 전통문화의 원형자산을 지켜나가기 위한 위대한 여정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30회 한밭국악전국대회는 전통의 숭고함과 오늘날 국악인의 열정을 함께 증명한 자리로 남았다. 수상자들은 각자의 길에서 국악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전파하는 일에 불꽃 같은 헌신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