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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세미나] 김포통진 별상굿 학술세미나, 역사적 가치와 보존 과제 논의, 전염병 치유의례로서 별상굿의 의미와 현대적 계승 방안 모색

김포통진별상굿, 전염병을 넘어선 공동체 치유의례
사라지기 전 기록해야 할 전승의 과제
지역의 독창성에서 국가적 가치로

 

김포통진별상굿 학술세미나, 역사적 가치와 보존 과제 논의, 전염병 치유의례로서 별상굿의 의미와 현대적 계승 방안 모색

 

지난 9월 18일, 김포 통진에서 열린 「2025 김포 통진별상굿 학술세미나」는 민간 신앙과 무속의례의 문화적 가치, 그리고 전승과 보존의 과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이번 세미나는 김포 통진 별상굿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현대 사회 속에서 무형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첫 번째 발제에서 김득 박사는 「김포통진별상굿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통진 별상굿이 단순한 민속 의례가 아니라, 역병이라는 재앙 속에서 공동체의 불안과 공포를 해소하고 연대를 강화한 치유 의례였음을 강조했다.

 

김 박사는 “별상굿은 전염병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을 가시화하고 인간적 존재로 실체화함으로써 공동체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한 문화적 장치”라며, 고려와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통진 지역이 지정학적 요충지였던 만큼 전염병 유입과 대응의 중심지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별상굿 보존의 당위성을 코로나19와 같은 현대적 경험과 연결 지으며 “사라져야 할 과거가 아니라, 위기 대응의 지혜를 담은 인류적 자산”임을 역설했다.

 

이어 설정호 예술감독은 「김포통진별상굿을 통한 굿 보존과 계승에 대한 고찰」 발제에서 경기도 무속문화의 특성과 김포 지역 민간 신앙의 맥락을 짚었다. 그는 김포가 농경과 무역, 군사 요충지로서 역사적 배경을 지니고 있으며, 그 속에서 민간 신앙과 굿이 형성·발전해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택신앙과 별상 신체의 사례를 제시하며, 김포 통진 별상굿이 경기도 굿의 특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임을 밝혔다.


설 감독은 “민간 신앙의 전승은 도시화와 고령화로 단절 위기에 놓여 있지만, 구술 조사와 무형유산 재평가를 통해 새로운 문화 자산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며 지역 축제와 교육 콘텐츠 속 활용 가능성을 제안했다.

 

 

이어진 종합 토론에서는 무속학·민속학·철학·문화정책 전문가들이 참여해 통진 별상굿의 정체성과 전승 과제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충남대학교 철학과 최정묵 교수는 김포통진별상굿이 단순한 무속 의례가 아니라 병고와 사회 불안을 해소하며 공동체의 복원력을 북돋운 사회문화적 장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포와 통진의 지명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지역의 역사적 연속성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의미가 있으며, 별상굿은 전국적으로도 비교할 수 없는 독자적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최선영 문화학 박사는 김포 통진 별상굿이 단순한 민속 의례를 넘어선 공동체적 의례임을 강조하며, 마을 전체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집단적 성격이 현대 사회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공동체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별상굿의 가치가 크다며, 오늘날 이를 어떻게 현대적으로 확장하고 재해석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인화 위원은 김포 통진 별상굿 연구의 가장 큰 과제로 자료 부족 문제를 꼽으며, 현재 생존해 있는 만신들의 구술과 증언을 체계적으로 채록하지 않으면 전승의 기반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문헌 기록의 한계를 지적하며 영상 아카이브와 현장 조사 같은 적극적인 기록 작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윤종옥 위원은 김포 통진 별상굿이 제도적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다른 무속 의례와의 차별성과 독립성을 분명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적 독창성과 전국적 보편성을 동시에 확보할 때 비로소 국가무형문화재 지정과 같은 제도적 장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승과 보존을 위한 학술적·정책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좌장을 맡은 강신구 평론가는 “별상굿은 단순한 무속 의례가 아니라, 공동체적 치유와 예술적 복합성을 아우른다”며 “이제는 문화유산으로서 현대적 의미를 확장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특히 이날 자리한 김포 통진 별상굿 보존회 최명숙 회장(만신)은 현장의 보존자이자 전승자로서 절절한 소회를 밝혔다.

 

최 회장은 “별상굿은 단순한 굿이 아니라, 조상 대대로 이어온 우리 마을의 생명줄과 같은 의례였다”며 “지금 우리가 이것을 지키지 않으면, 김포의 역사와 정체성 일부가 함께 사라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굿은 미신이 아니라 공동체의 마음을 묶어내는 문화”라며, “오늘 같은 학술 세미나가 이어져야 우리 후손들에게 당당히 물려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포통진별상굿 보존회 최명숙 회장

 

그는 또한 후계 양성과 관련해 “젊은 세대에게 굿이 낯설지 않고 자랑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도록, 보존회가 앞장서 전수와 교육에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참석한 임웅수 대한민국 농악연합회 이사장은 “무속 신앙은 미신이 아니라 예술과 문화의 원천이며,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콘텐츠적 자산”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소회를 밝혔다. 특히 케이팝 무대나 영화 속에서 무속적 상징이 창조적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제시되며, 김포 통진 별상굿의 현대적 가치 확장 가능성에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이번 세미나는 김포 통진 별상굿을 역사적 재난 속에서 공동체의 지혜와 회복을 담아낸 무형유산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었다. 참석자들은 “지금이야말로 사라져가는 민간 신앙을 보존하고 계승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연구와 전승 활동의 지속적인 추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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