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상여소리의 맥을 잇는다… ‘김포사우회다지’ 발대식 개최
현대화와 화장문화의 확산으로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는 전통 상여소리의 맥을 잇기 위한 움직임이 김포에서 본격화된다. 지역 공동체의 오랜 정서와 의례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김포사우회다지’가 오는 7월 13일(일) 오전 11시, 김포 사우1통·3통 마을회관에서 발대식을 갖고 공식 출범한다.
이날 발대식은 주민들과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해, 사라져가는 전통 장례 민요 ‘회다지소리’의 시연과 보존 의지를 다지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회다지소리’는 고인을 모신 상여가 무덤으로 향하는 발인 의식 중, 마을 사람들이 함께 부르며 고인의 명복을 기원하고 남은 이들의 삶을 위로하던 공동체 노래다. 김포 사우동의 회다지소리는 망자의 극락왕생을 빌며 죽음을 자연의 순리로 받아들이는 철학이 담겨 있어, 예술성과 정서적 깊이, 지역적 특수성 면에서 높이 평가받는 민속 유산이다.
1950~60년대 전국민속예술대회(현,한국민속예술제) 서울동대문운동장
사우동은 한강 하류의 넓고 기름진 평야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조선 인조의 생부 원종과 인헌왕후의 능인 ‘장릉’을 품고 있는 유서 깊은 지역이다. 이 지역의 ‘김포상두꾼소리’는 1989년 경기도 민속경연대회와 1990년 전국민속경연에 출품되었으며, 1998년 제6회 경기도 민속예술 경연대회에서는 <사우회다지소리>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그 예술성과 가치를 공인받은 바 있다.
‘김포사우회다지’는 이번 발대식을 기점으로 2025년 9월 27일(토) 김포 아트빌리지에서 대규모 실연 공연도 예정하고 있다. 이 사업은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주최하고, 꼬꾸메 풍물단이 주관하며, 김포사우회다지 보존회와 김포시, 김포문화원, (사)한국국악협회 김포지부가 협력·후원하는 전통문화 계승 프로젝트로 추진된다.
‘회다지소리’는 무덤을 다지는 과정에서 흙에 횟가루를 썩어 넣으며 부르던 민요로, 일부 경기 지역에서는 발인에서 하관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불리며 장례 전통과 철학이 담긴 삶의 노래로 간주된다. 김포 회다지는 특히 전국의 명산을 열거하며 묘지를 명당으로 찬양하는 여느 회다지와 달리, 죽음을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이고 삼라만상의 이치를 담백하게 풀어낸다. 장중하면서도 따뜻한 그 멜로디와 노랫말은 듣는 이의 마음까지 울린다.
이번 ‘사우회다지’의 출연진은 명정, 교의, 지관, 만장꾼, 상여꾼, 북장수, 상주, 조객, 걸인 등 총 100여 명으로 구성되어 전통 상여 행렬의 형식을 그대로 재현할 예정이다. 특히 계보를 잇는 세대별 선소리꾼—1대 고(故) 류근택(향년 93세), 2대 정규하(83세), 3대 송종현(67세)—의 존재는 이 소리가 단순한 재현이 아닌 ‘살아있는 전통’임을 증명한다.
사우회다지 보존회 관계자는 “회다지소리는 공동체의 정서와 철학이 깃든 삶의 노래”라며, “매년 시연과 교육을 통해 이 전통을 지속적으로 계승하고, 후손들에게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유산으로 물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포의 작은 마을에서 울려 퍼질 이 노래는 단지 고인을 위한 추모가 아니라, 공동체의 역사와 정체성을 지키는 노래이자 오늘을 사는 이들의 마음을 잇는 문화적 실천이다. ‘김포사우회다지’의 출범이 우리 전통 장례문화 보존의 전환점이자, 지역문화 르네상스를 여는 시금석이 되길 기대해본다.
이번 발족식 행사 문의는황인성(꼬꾸메풍물단 대표, 010-8700-5381))에게 하면 된다.
자료 협력 : 민속학자/강신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