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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축제] 제3회 월드판소리페스티벌, 남산골한옥마을서 ‘한가위 대향연’, 판소리와 세계가 만나는 자리, 전통의 울림이 미래로 번져간다

2025년 10월 8일(수)과 9일(목)
남산골한옥마을과 서울남산국악당 일대

 

제3회 월드판소리페스티벌, 남산골한옥마을서 ‘한가위 대향연’, 판소리와 세계가 만나는 자리, 전통의 울림이 미래로 번져간다

 

가을 하늘이 높아지는 10월, 서울의 심장 남산 자락이 소리판으로 물든다. 사단법인 세계판소리협회(이사장 채수정)가 주최하는 제3회 월드판소리페스티벌이 오는 10월 8일(수)과 9일(목) 남산골한옥마을과 서울남산국악당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는 서울특별시 민간국악행사 지원사업으로 마련되었으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유산인 판소리를 중심으로 ‘한가위’를 주제로 한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이 이어진다.

 

개막 무대의 주인공은 세계판소리합창단과 세계가야금병창단이다. 전통적으로 독창 예술로 전승되어온 판소리를 합창으로 편곡해 새로운 울림을 시도한다. <흥보가> ‘박타령’이 3성부 합창으로 펼쳐질 때, 판소리가 지닌 집단적 호흡과 화성의 가능성이 관객 앞에 드러난다.

 

가야금병창단은 단가 <호남가>, <춘향가> 대목에 이어 창작곡 <아마도 내 사랑아>, <풍년놀이>를 연주하며, 원로 명창과 국악고 학생들이 세대를 넘어 한 무대에서 만난다. 

 

이번 축제의 백미는 협회의 브랜드 공연 초연작 <한가위 소리극 – 공중제비전>이다. <흥보가>의 제비와 박씨 이야기를 모티프로, 심청·춘향·참매·청설모·그네 등 새로운 캐릭터를 끌어들여 서사를 확장했다.

 

절름발이 제비가 은혜를 갚기 위해 박씨와 함께 떠나는 여정을 공중제비하듯 풀어낸 무대는, 전통 서사의 익숙함에 현대적 상상력을 덧입힌다. 작은 존재가 큰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메시지는 한가위의 공동체 정신과 맞닿아 있으며, 판소리가 지닌 사회적 의미를 새삼 되새기게 한다.

 

특별히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2025 오작교 프로젝트’다. 미국, 일본, 말레이시아, 인도, 중국, 폴란드, 모로코 등 12개국 출신 외국인 수강생과 국내 시민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춘향가>, <수궁가>, 단가 <사철가>를 합창한다. 12회차 수업 끝에 갈고닦은 목소리로 완성된 합창은 판소리가 국경을 넘어 세계인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예술임을 보여준다. 이는 ‘세계 판소리’라는 이름을 가장 상징적으로 구현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

 

축제 2일차의 메인콘서트 <Pansori in the Moonlight – 대학전>은 판소리의 내일을 묻는 자리다.

서울예술대학교는 봉산탈춤과 판소리를 결합해 전통극과 마당극적 소통의 장을 펼치고, 중앙대학교 가야금병창단은 전통 대목과 함께 창작곡 <가야송>, <새타령>, <팔도민요모음곡>을 선보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앙상블 HOW ARE YOU는 남도잡가와 경기산타령, 씻김굿 무대를 통해 판소리의 뿌리를 확장해 젊은 예술가들의 무대는 전통과 실험, 전승과 창작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축제의 마지막은 관객과 출연자가 손에 손을 잡고 함께하는 <LET’S 강강술래 GO! GO! GO!>다. 강강술래는 본래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는 원무(圓舞)였듯이, 이번 무대는 남녀노소·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하나 되는 순간을 완성한다. 특히 프랑스, 카메룬, 영국 출신 소리꾼들이 판소리 <춘향가> ‘어사상봉’을 창극 형식으로 풀어내며, 세계인의 목소리가 한국의 전통 서사와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장면이 연출된다.

 

축제는 원로 명창 공로패 수여식(신영희·조영숙 명창), 청년 소리꾼 100일 독공 프로젝트 발표회(차혜지 소리꾼), 이시웅 소리꾼의 강산제 <심청가> 완창 등 무게 있는 무대들로 더욱 풍성해진다. 한편 관객은 부채 만들기, 전통 장신구 제작, 한복 스튜디오, 판소리·가야금병창 워크숍 등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국악을 만나는 기회도 얻는다.

 

월드판소리페스티벌은 판소리가 시대와 국경을 넘어 확장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현장이다. 원로와 청년, 한국인과 외국인,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이 축제는 ‘소리의 힘’이 지닌 공동체적 가치와 세계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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