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특별취재] 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 상징물 제막… 국악의 울림, 세계로 번지다

편경 모티브로 제작된 상징 조형물 제막
윤영달 회장과 신병건 작가의 울림 담긴 메시지
국악주제관·세계음악문화관, 전통과 세계의 만남

 

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 상징물 제막… 국악의 울림, 세계로 번지다

 

아침 일찍 서울을 떠나 영동으로 향하는 길, 영동세계국악엑스포에 대한 기대가 가득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광고나 홍보물을 찾았지만 쉽게 눈에 띄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영동 IC를 지나자 거리 곳곳에 걸린 현수막과 홍보물들이 엑스포를 알리고 있었고, 군민들과 관계자들이 얼마나 큰 자부심을 가지고 준비했는지를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취재 시기가 늦은 것은 아닌가 하는 미안함마저 들 정도였다.

 

주재근 감독의 안내로 찾은 상징물 제막식 현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조형물은 높이 6미터, 세로 8.7미터, 가로 6.7미터의 규모로, 국악기 중 가장 맑은 소리를 내는 편경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한국의 색채인 오방색을 포인트로 담아낸 이 작품은 ‘전통의 울림, 미래를 울리다’라는 주제로 설치되어, 세계를 향해 국악이 나아갈 길을 상징했다.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이자 공동 조직위원장은 축사에서 “전 세계를 국악의 향기로 물들이고 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의 성공 개최를 기념하며, 전통 음악의 아름다움이 영원히 기려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오방색의 아름다움과 국악의 정신을 담은 작품이 후손들에게도 영원히 울려 퍼지길 기원한다”며 심병건 작가와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심병건 작가

 

작품 제작을 맡은 심병건 작가는 “공모 당시 주제를 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덕분에 국악을 깊이 공부하게 됐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는 “윤영달 회장님의 제안으로 고정된 편경을 움직이며 소리가 나는 조각으로 발전시켰다. 지난 여름 석 달 동안 뜨거운 시간을 보낸 끝에 완성했다”고 밝혔다. 또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편종과 편경 일부를 군수와 관계자에게 선물하며 “모든 분들의 헌신 덕분에 이 작품이 탄생했다”고 강조했다.

 

전통문화콘텐츠연구원장 김승국, 주재근 감독, 송혜근 국악타임즈 대표

 

제막식 이후 찾은 전시관은 국악주제관과 세계음악문화관 두 축으로 구성돼 있었다. 국악주제관에는 종묘제례악을 비롯해 시대별 악기가 전시되어 있어 국악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었고, 세계음악문화관에는 악기 비교와 장르별 전시 공간이 마련돼 관람객들에게 흥미로운 체험을 선사했다. 비파, 가야금, 거문고, 아쟁 등 전통 악기들이 주는 생생한 울림은 한국 음악의 뿌리를 다시금 되새기게 했다.

 

악기 설명을 해주는 전통문화콘텐츠연구원장 김승국

 

짧은 시간이었지만, 엑스포 관계자와 영동군민들이 이 행사에 얼마나 자부심을 느끼는지, 또 국악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악성 박연에 얼마나 큰 존경심을 가지고 있는지 절실히 알 수 있었다. 군 단위 지역에서 세계적 규모의 엑스포를 개최한다는 사실은 곧 한국 전통문화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척도였다.

 

박연 같은 걸출한 예인이 세종대왕과 같은 성군을 만나 현대 국악의 뿌리를 일궜다는 것은 두고두고 기려야 할 역사다. 이제 국악의 무대는 세계다. “가장 로컬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처럼, 영동세계국악엑스포야말로 그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무대였다.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다시 한 번 우리 전통문화의 힘과 자부심이 가슴 깊이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