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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화 단독공연 ‘五굿 : 경계를 여는 소리’

굿의 장단과 양금 산조가 만나는 새로운 의례 음악

 

 

https://youtu.be/sDYhaLTuqXw

 

한국 양금계를 대표하는 연주자 윤은화가 오는 12월 24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김희수아트센터 SPACE1에서 단독 콘서트 ‘五굿 : 경계를 여는 소리’를 연다. 이번 공연은 2025 예술창작활동 선정 프로젝트로, 무속 음악의 굿 장단과 양금 고유의 울림을 결합해 현대적 의례 음악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국악계 안팎의 관심을 모은다.

 

윤은화는 최근 경주 APEC 한·중 정상회담 국빈만찬 무대에 올라 양금 독주로 국빈과 세계 외교 무대에 한국의 소리를 전한 바 있으며, 미국 링컨센터, 포르투갈 WOMEX, 스페인 MMVV 등 세계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 온 연주자다.

 

중앙대학교에서 음악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세계양금협회(CWA) 이사, 한국양금협회 회장, 국제양금예술연합회·아시아양금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양금앙상블 대표와 밴드 동양고주파 멤버로서 전통과 실험, 레퍼토리 개발을 동시에 이끌고 있다. 전통 연주와 창작, 연구와 교육을 한 몸에 아우르는 행보는 국내 양금계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공연 ‘五굿 : 경계를 여는 소리’는 제목 그대로 다섯 굿의 세계를 양금으로 풀어내는 무대다. 양금이 제단이 되고, 소리가 문이 되는 밤이라는 콘셉트 아래, 굿에서 문을 두드리고 열리는 순간을 양금의 타음과 여음, 반복되는 리듬 구조로 번역한다. 닫힌 길을 두드리며 풀어내는 굿의 장단에 양금 산조의 선율과 즉흥성이 겹쳐지고, 그 지점에서 전통과 동시대의 감각이 만난다. 관객은 한 편의 서사를 따라가는 콘서트라기보다, 절차와 장단 속에서 서서히 경계가 열리는 의례의 현장을 함께 통과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번 무대는 설현주가 기획을, 박범태가 연출을 맡고, 구성에는 한윤지가 참여한다. 양금 솔로를 중심으로 박범태, 박준구, 이창현, 이종섭, 이승아, 윤석만, 조한민 등이 함께 연주하며 굿의 리듬과 양금의 선율을 입체적으로 엮어낸다.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을 받는 이번 공연은 약 70분 분량으로 진행된다.

 

공연과 같은 날에는 디지털 싱글 ‘윤은화류 양금 산조’가 정오에 공개되어 무대에서 펼쳐질 음악적 세계를 음원으로 이어 간다. 이 작품은 기존 산조를 단순히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양금 고유의 음향과 장단을 바탕으로 새로운 유파를 세우려는 창작 산조로 소개된다. 공연이 굿의 현장을 무대 위로 불러내는 시도라면, 음원은 그 울림을 시간과 공간을 넘어 지속시키는 또 하나의 통로가 될 예정이다.

 

윤은화의 단독 콘서트 ‘五굿 : 경계를 여는 소리’는 양금이라는 악기가 지닌 의례성과 예술성을 다시 묻는 자리이자, 국악의 전통적 장단이 오늘의 감각과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응답이다. 굿판의 호흡과 산조의 결, 그리고 양금이 만들어 내는 반짝이는 울림이 한데 어우러지는 이 밤은, 한국 양금 음악의 또 다른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