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국악관현악단, 8년 만의 ‘상주 작곡가’ 부활… 손다혜·홍민웅 신작 공개
국악관현악 창작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무대가 마련된다.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겸 단장 채치성)은 관현악시리즈Ⅲ 〈2025 상주 작곡가: 손다혜·홍민웅〉을 3월 20일 오후 7시30분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2025년 상주 작곡가로 선정된 손다혜, 홍민웅이 지난 1년간 악단과 긴밀히 호흡하며 완성한 신작과 대표작을 동시에 발표하는 자리다. 단순한 위촉 발표를 넘어, 작곡가와 연주단체가 함께 구축한 음악적 결실을 공유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8년 만의 부활, 상주 작곡가 제도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상주 작곡가 제도는 2016~2018년 국악관현악 분야 최초로 도입된 프로그램이다. 당시 김성국의 ‘영원한 왕국’, 최지혜의 ‘감정의 집’ 등은 오늘날까지 주요 레퍼토리로 자리하며 창작 국악관현악의 가능성을 확장해왔다.
창단 30주년을 맞은 올해, 악단은 8년 만에 이 제도를 부활시키며 다시 한번 창작의 동력을 확보했다. 단원들과의 치열한 토론을 통해 작품의 주제, 형식, 기보법, 악기 배치와 연주법까지 면밀히 논의하며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정체성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낼 음악을 완성했다.
궁궐의 시간과 설화의 귀환
이번 무대에서 선보일 신작은 ‘한국의 역사’라는 키워드 아래 확장된 국악관현악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손다혜의 신작 ‘대적(大積)’은 경복궁·창덕궁·덕수궁으로 이어지는 조선 왕조의 시간과 소리의 적층을 3악장 구조로 담아낸 작품이다. 궁궐에 쌓인 역사적 층위를 음향적 구조로 치환하며, 국악관현악의 밀도 있는 울림으로 왕조의 기억을 그려낸다.
홍민웅의 신작 ‘귀로(歸路)’는 바리데기 설화를 재해석했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졌으나 스스로의 길을 개척한 인물의 여정과 성장을 단계적으로 풀어내며, 각 악기의 표현 가능성을 극대화한다. 서사와 음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작품으로, 국악관현악이 지닌 극적 서사의 힘을 드러낸다.
대표작 개작 초연으로 확장되는 음악 세계
두 작곡가가 직접 선정한 대표작 역시 주목할 만하다.
손다혜는 2022년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초연작 ‘흐르는 바다처럼’을 개작 초연한다. ‘망부송’ 전설을 모티브로 동해안 별신굿 장단을 변형해 바다 사람들의 삶을 역동적이면서도 고요하게 담아낸 곡이다.
홍민웅은 2024년 KBS국악관현악단 개작 초연작 ‘쇄루우(灑淚雨)’를 무대에 올린다. 견우와 직녀의 이별을 5악장 구조에 담아낸 작품으로, 선율의 명료함과 섬세한 음향 설계가 돋보인다.
공연의 지휘는 KBS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 박상후가 맡는다. 명료한 해석과 안정된 지휘로 두 작곡가의 작품 세계를 입체적으로 구현할 예정이다.
창작의 공유, 관객과의 소통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이번 신작 두 편의 저작물 이용권을 지역 및 민간 국악관현악 단체와 공유할 계획이다. 창작 레퍼토리를 확산해 더 많은 무대에서 양질의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3월 6일에는 관객포커스 ‘청음회’를 열어 작곡가 손다혜·홍민웅과 지휘자 박상후가 직접 작품 해설과 감상 포인트를 전한다.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되며 공연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창단 30주년을 맞은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이번 무대를 통해 국악관현악 창작의 현재를 점검하고, 다음 세대로 이어질 새로운 레퍼토리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예매 및 문의는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