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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소설로 복원한 백범 김구의 ‘진짜 삶’... 임순만 장편소설 『백범 강산에 눕다』 출간

방대한 사료 위에 세운 한 인간의 서사
‘성공의 역사’가 아닌, 책임의 역사
오늘의 한국 사회에 던지는 질문

 

소설로 복원한 백범 김구의 ‘진짜 삶’... 임순만 장편소설 『백범 강산에 눕다』 출간

 

독립운동가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이었던 백범 김구의 삶을 소설로 복원한 장편소설 『백범 강산에 눕다』(지은이 임순만, 한길사)가 출간됐다.

 

올해 창사 50주년을 맞은 한길사는 백범 김구 선생 탄신 150주년을 기념하고, 백범이 2026년 유네스코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것을 기념해 이 작품을 선보였다. 언론인 출신 소설가 임순만이 10여 년에 걸친 구상과 자료 조사 끝에 완성한 이 작품은 백범 김구의 삶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밀도 있게 그려낸 장편소설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백범 김구의 이름과 그의 명언 몇 마디는 알고 있다. 그러나 격동의 시대 한복판에서 그가 어떤 선택을 했고 무엇을 감당했는지, 인간 김구의 삶을 깊이 있게 조명한 작품은 많지 않다. 『백범 강산에 눕다』는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들며 ‘위인 김구’가 아니라 ‘역사의 무게를 감당한 인간 김구’를 소설적 서사로 복원한다.

 

방대한 사료 위에 세운 한 인간의 서사

 

이 작품은 상놈으로 태어나 겪은 차별과 좌절, 과거시험 낙방과 치하포 사건, 동학 활동과 망명, 임시정부의 투쟁과 광복의 염원, 그리고 해방 이후 분단의 갈림길과 경교장에서 맞은 죽음까지 백범의 삶을 촘촘히 따라간다.

 

특히 작가는 극적 효과를 위해 허구의 인물을 등장시키는 대신, 역사적 기록과 사료를 기반으로 서사를 구성했다. 이봉창·윤봉길 의거로 이어지는 임시정부의 분투, 광복군 창설, 남북협상 등 근현대사의 굵직한 장면들이 인간 김구의 선택과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된다.

 

이 소설은 총 2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하나의 단편처럼 읽히지만 결국 백범 김구의 삶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서사로 수렴된다. 시간의 흐름을 단순히 따라가기보다는 ‘생존–희생–감당–죽음’이라는 인간 보편의 구조 속에 배치해 독자가 역사 속 선택의 장면 앞에 직접 서도록 만든다.

 

‘성공의 역사’가 아닌, 책임의 역사

 

『백범 강산에 눕다』가 특별한 이유는 백범의 삶을 성공담으로 미화하지 않는 데 있다. 작가는 분단을 막지 못한 정치가, 해방 정국의 주도권을 쥐지 못한 지도자, 결국 암살로 생을 마친 인물이라는 결말까지 숨기지 않는다.

 

그러나 이 작품은 패배를 변명하거나 미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패를 알면서도 타협하지 않았던 백범의 역사관을 드러낸다.

 

백범이 남북회담을 앞두고 남긴 다음의 말은 그 정신을 잘 보여준다.

 

“내가 북한에 가서 실패하면 실패한 기록이 남을 것이고, 그런 시도가 거듭되면 누군가는 그 실패를 넘어설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태도를 통해 승패를 넘어 역사 앞에서 책임을 감당하려 했던 인간 김구의 모습을 부각한다.

 

오늘의 한국 사회에 던지는 질문

 

이 작품은 전기소설을 넘어 오늘의 한국 사회를 비추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해방 이후의 분열과 갈등, 정치적 대립과 권력 투쟁의 장면들은 현재의 한국 사회와도 낯설지 않다.

 

언론인으로 오랜 세월 한국 사회를 지켜본 임순만 작가는 백범 김구의 삶을 통해 묻는다. 정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지도자의 용기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백범 강산에 눕다』는 위인을 우상으로 세우는 대신, 역사 앞에서 자신의 선택을 끝까지 감당한 한 인간의 삶을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