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애주 춤 정신 잇는 첫걸음… ‘이애주 춤 문화상’ 제1회 시상식 성료
고(故) 이애주 선생의 예술혼과 실천정신을 계승하고 한국 춤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갈 이들을 격려하는 ‘이애주 춤 문화상’ 제1회 시상식이 지난 5월 10일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많은 예술인들과 제자들이 함께한 이날 시상식은, 선생의 묘역 앞에서 더욱 깊은 울림과 의미를 전했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전통계승 부문에 김연정(이애주한국전통춤회 부회장), 시대창작 부문에 장순향(한국민족춤협회 초대 이사장)이 각각 수상자로 선정되어 상패와 상금 1,000만 원을 수여받았다.
“몸에서 몸으로 전해지는 춤, 그 정신을 지켜가겠다”
전통계승 부문 수상자 김연정은 고 이애주 선생의 ‘완판 승무’를 온전히 계승한 인물로, 생전 선생의 공연과 학술활동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필했다. 김연정은 수상 소감에서 “이애주 선생님의 제자로서 진정성 있는 몸짓을 지키며 우리 춤을 다음 세대로 잇겠다”고 다짐했다.
승무를 추는 전통계승 부문 수상자 김연정(사진=이애주문화재단)
그는 한성준-한영숙-이애주로 이어지는 법맥을 잇는 중요한 연결 고리로 평가받으며, 추모 공연과 유고 출판 등 선생의 유지를 현장에서 실천해온 공로로 이번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거리의 춤꾼들에게 보내는 상”
시대창작 부문 수상자 장순향은 “1983년 무턱대고 이애주 선생님을 찾아가 춤을 춘 것이 제 시대춤의 시작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이 상은 외롭고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민중 춤꾼 후배들에게 주는 상”이라며 벅찬 감회를 전했다. 백기완 선생의 “기죽지 마라”는 응원을 ‘삶의 빽’으로 삼아왔다며, 이번 수상이 또 다른 큰 ‘응원’이라고도 덧붙였다.
팽목항에서 진혼춤를 추는 시대창작 부문 수상자 장순향(사진=이애주문화재단)
고 이애주 선생이 실천해온 ‘시대의 춤’, 사회참여형 예술의 맥을 잇는 대표적 인물로 평가받는 장순향은 수많은 무대에서 시대정신을 품은 춤을 춰오며 예술의 사회적 책무를 몸으로 실천해왔다.
“이애주의 춤이 대대로 살아있음을 증명할 것”
이애주문화재단 유홍준 이사장은 “이애주 춤 문화상은 전통과 시대를 잇는 후배들을 격려하고 그 계보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며 “장순향, 김연정 두 분의 수상이야말로 이 상의 방향성과 깊이를 보여주는 출발점”이라 강조했다.
고 이애주 선생은 승무 보유자이자 시대의 춤꾼으로, 전통과 현대를 꿰뚫는 춤의 정신세계를 구축한 인물이다. 1980년대 민주화 시기에는 ‘바람맞이춤’과 ‘썽풀이춤’ 등 현실을 향한 시대춤을 창작하며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선도했고, 2021년 타계 전까지도 춤의 본질을 찾아가는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국가무형유산 승무 보유자 고(故) 이애주 선생의 승무(사진=이애주문화재단)
이애주문화재단은 앞으로도 선생의 예술정신을 계승할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이어가며, 한국 춤의 길을 환히 밝히는 길잡이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