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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춤꾼 이애주’의 삶과 예술, 사진으로 되살아나다 이애주문화재단, 사진첩 『천명』 출간… 법무에서 천명까지 시대의 춤을 기록

2025년 6월 30일, 서울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사진첩 『천명』의 출판 기념회

 

‘춤꾼 이애주’의 삶과 예술, 사진으로 되살아나다
이애주문화재단, 사진첩 『천명』 출간… 법무에서 천명까지 시대의 춤을 기록

 

이애주문화재단(이사장 유홍준)이 고(故) 이애주 선생의 예술 여정을 담은 사진첩 『천명(天命)』을 출간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이자 한국 전통춤의 대표적 존재였던 이애주 선생의 춤과 생애가 오롯이 담긴 이번 사진첩은, 무용계는 물론 우리 시대 예술사의 소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천명』은 2014년 이애주 선생이 직접 구성하고 무대에 올린 동명의 공연 <천명>을 바탕으로, 선생이 자신 삶의 시기를 직접 명명한 네 개의 장—법무의 시대, 신명의 시대, 터벌림의 시대, 천명의 시대—를 따라 전개된다. 여기에 스승 한영숙 선생 타계 이후 근본을 돌아본 ‘전통 회귀의 시기’도 추가되어, 전통과 시대, 개인과 사회를 아우른 춤의 여정이 한눈에 펼쳐진다.

 

사진첩은 선생의 첫 춤판부터 민주화 현장에서 펼친 ‘통일춤’, 전국 각지를 돌며 생명과 상생을 기원한 터벌림의 춤, 말년의 철학적 공연 자료까지 456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으로 구성됐다. 특히, 불교 의식을 재해석한 <나눔굿>,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도라지꽃>, 6월항쟁 당시 수십만 군중 앞에서 펼쳐진 <바람맞이> 등은 ‘시대춤’이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바람맞이' 공연 중인 이애주 명무(1987년)

 

사진 외에도 판화가 오윤의 이애주 춤 시리즈, 화가 홍성담의 발문, 춤평론가 채희완과의 대담, 김영희·윤중강 평론가의 글, 그리고 문화인류학자 양종승의 촌평까지 다양한 예술·학술적 시선이 담겨 있다. 화가 손장섭, 최병수, 이호신, 이승곤 등도 각자의 그림으로 이애주 선생의 몸짓을 기리고 있다.

 

이번 사진첩은 이애주 승무 1호 이수자 윤영옥(이애주한국전통춤회 회장), 서울대 제자이자 이애주승무보존회 회장 김연정이 엮었다. 수년간에 걸친 방대한 자료 정리 끝에 출간된 책으로, 이들의 헌신과 애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두 사람 모두 이애주문화재단이 제정한 ‘이애주 춤 문화상’의 수상자이기도 하다.

 

유홍준 이사장은 “광폭의 예술 행보를 남긴 이애주 선생의 기록을 모두 담기엔 부족했지만, 『천명』은 그 삶의 깊이와 넓이를 충실히 따라갈 수 있는 귀중한 예술사적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이애주(1947~2021)는 김보남, 한영숙으로부터 전통춤을 익히고, 승무 보유자로서 무형문화재의 맥을 잇는 동시에 민주화 현장에서 ‘몸짓’으로 시대정신을 드러낸 예술가였다. 2021년 선생 본인의 뜻에 따라 설립된 이애주문화재단은 ‘한성준–한영숙–이애주’로 이어지는 전통춤 계보의 전승과 확대, 창작춤의 실험과 기록, 문화예술인의 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승무를 추고 있는 이애주 명무

 

이애주문화재단은 오는 6월 30일, 서울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사진첩 『천명』의 출판 기념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는 스승을 그리는 제자들, 선생과 인연을 맺었던 예술계 인사들, 그리고 전통과 시대정신을 잇는 춤을 사랑하는 이들이 함께 선생의 ‘천명’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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