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꾼 박은하, 전통춤의 예술혼을 무대에 담다
국악전용극장 잔치마당이 9월 ‘문화가 있는 날’ 기획공연으로 춤꾼 박은하 명인전을 선보인다. 오는 9월 24일(수) 오후 7시, 전통춤의 맥을 잇는 박은하 명무가 흥과 절제, 그리고 예술혼을 담아낸 무대를 펼친다. 이번 공연은 다채로운 춤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전통예술의 향연으로, 한 명무가 걸어온 예술적 여정을 집약해 보여줄 예정이다.
무대의 시작은 흥지무로 열린다. 교방춤에 뿌리를 둔 부채입춤 형식의 춤으로, 부드럽고 정갈한 사위 속에 여인의 은근한 멋과 흥취가 배어 있다. 이어지는 연지도가무는 조선 선비춤의 정신을 담아 성리학적 수양과 절제를 몸짓으로 형상화한다. 궁중무용의 격식을 넘어 민속적 자유로움이 더해져 절제와 호탕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미학을 전한다.
세 번째 무대에서는 한국 산조춤의 정수를 담은 산조춤이 펼쳐진다. 신관철류 산조 음악에 맞추어 정중동의 미와 절제된 감정이 교차하며, 살풀이 장단이 더해져 민속적 흥과 여성적 섬세함, 강렬함을 동시에 드러낸다. 공연의 백미로 꼽히는 십이체장고춤은 김취홍·오천향·한혜경으로 이어진 맥을 박은하가 계승한 대표 전승 춤으로, 열두 가지 독창적 춤사위와 장고의 리듬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신명과 격조 높은 춤사위를 선보인다.
이번 무대에는 특별한 우정 출연도 마련됐다. 국가무형유산 서도소리 이수자 유상호 명창이 흥겨운 배뱅이굿 눈대목을 들려주며 소리와 춤이 함께하는 무대를 만들고, 대한전통춤보존회 회장 홍모세 명무가 연지도가무를 선보여 전통춤의 또 다른 깊이를 더한다.
박은하 명인은 한국십이체장고춤보존회 수석부이사장, 한국고전무용중앙협회 이사장, 인천남사당놀이보존회 이사, 경기도무형유산 살풀이춤 이수자 등 다양한 직책을 맡아왔다. 또한 한타래·솔향무용단과 한빛전통예술단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며 전통춤의 전승과 대중화를 위해 힘써왔다. 이번 명인전은 그가 걸어온 예술의 궤적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무대가 될 것이다.
이번 공연은 전통춤의 깊이를 새롭게 조명하는 동시에, 명무 박은하가 이어온 전승의 가치를 무대 위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자리다. 국악전용극장 잔치마당은 관객들에게 전통춤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선사하며, 전통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