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야, 조선시대 궁중음악 좀 만들어줘” — 누구나 국악 작곡하는 시대 열린다
국악도 이제 ‘한 줄의 명령어’로 작곡되는 시대가 열린다. 국립국악원(직무대리 강대금)과 AI 음악기술 기업 뉴튠㈜(대표 이종필)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학습을 위한 국악 합주곡 데이터셋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2025 초거대 AI 확산 생태계 조성사업’에 국립국악원이 개원 이래 처음으로 선정된 것으로, 국악의 AI 생태계 진입을 위한 국가 차원의 첫 시도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AI야, 정악풍의 고요한 음악을 만들어줘”
이제 사용자가 “정악풍의 고요한 음악을 60bpm으로 만들어줘” 또는 “조선 후기 배경의 사극에 어울리는 진짜 국악을 작곡해줘”라고 명령하면, AI가 실제 전통 국악의 형식을 갖춘 음악을 즉시 생성해줄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단순한 음원 디지털화가 아니다. 국악의 악기, 장단, 감정(무드), 장르 등의 음악적 요소를 AI가 이해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다층적으로 정제된 구조를 설계하는 데 있다.
총 1,000곡의 정악·민속악·창작곡이 선정되어 악기별로 세밀하게 녹음되며, 멀티트랙 방식과 계층적 라벨링을 통해 AI가 국악의 구조를 인식하고 생성할 수 있도록 한다. 이로써 그간 클래식과 대중음악 중심으로만 이루어졌던 AI 음악 생태계에서 국악은 본격적으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게 된다.
기존 AI 음악 서비스와의 차별화
이번 사업을 통해 국악 AI 생태계는 기존의 AI 음악 기술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화한다. 스테레오 단일 음원으로만 구성된 기존 데이터와 달리, 국악 전통 악기별 멀티트랙과 메타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구조 덕분에, 교육, 게임, 콘텐츠 산업 등 다방면에서의 활용 가능성도 크게 넓어진다.
공공과 민간이 손잡은 국악 AI 생태계
이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악원, 민간 AI 전문기업 뉴튠㈜이 공동으로 협력해 추진된다.
프로젝트 총괄은 김채원 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이, 실무 책임은 홍세아 학예연구사가 맡아 악기별 녹음, 메타데이터 설계, 품질 검수 등 전반을 운영한다. 기술은 뉴튠㈜의 이종필 대표가 이끄는 AI 음악기술 전문가 팀이 담당하며, AI 모델 개발과 데이터셋 설계, 저작 도구 구축까지 일괄적으로 추진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진짜 국악 AI’
이번에 구축되는 <국악 합주곡 디지털 음원 데이터>는 올 연말까지 국립국악원 홈페이지, 과기정통부 AI허브, 문체부 디지털문화자원 플랫폼 등을 통해 전면 공개된다.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으며, 국악 전문 인력과 청년 창작자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유명 AI 음악 플랫폼과 비교해 기반이 약했던 국내 생성형 음악 AI 시장에도 새로운 물꼬를 트며, AI 시대 속 국악의 위상과 가능성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