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학자 배연형, ‘소리책과 소리판’ 통해 춘향가 연구의 새로운 지평 제시
판소리 문헌과 유성기 음반 연구의 권위자인 배연형 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소 소장이 오는 8월 23일(토) 오후 3시 선릉아트홀에서 ‘배연형의 판소리 이야기: 소리책과 소리판'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최근 출간된 춘향가 장재백 소리책 주석을 기념하는 자리로, 판소리사 연구의 새로운 성과를 대중과 공유하고 전통 예술의 현대적 의의를 고찰하는 학술·공연 융합형 프로그램이다.
배연형 소장은 1980년대부터 판소리 음반과 문헌을 집대성하며, 판소리 유파 중심의 기존 해석 체계가 갖는 한계를 지적해왔다. 그는 실증 자료에 근거한 판소리사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해왔으며, 이번 춘향가 주석 출간은 한국 고전문학과 판소리 예술에 대한 새로운 연구 지평을 제시하는 성과로 평가된다. 본 작업은 단순한 해설을 넘어 문헌학적 분석과 예술사적 맥락을 결합하여, 판소리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초 자료로 기능할 전망이다.
배연형 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소 소장
행사는 잊혀진 단가 〈소상팔경〉의 복원 연주로 시작된다. 배 소장이 이끄는 학습단체 선영악회가 무대를 맡으며, 소리는 회원들이 담당하고 소리북은 박명언이 연주한다. 선영악회는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고음반 속 옛 판소리 더늠을 현대적으로 재현하는 실험을 지속해왔다.
이어지는 강연에서 배연형 소장은 장재백 소리책의 해석과 주석을 중심으로, 근대 판소리의 변화 과정을 소리책과 유성기 음반의 기록을 통해 분석한다. 또한 판소리 유파 개념의 형성과 해석상의 문제를 짚으며, 향후 판소리 연구와 현장의 방향성에 대한 학문적 견해를 제시할 예정이다.
강연 후에는 공연이 이어지는데, 〈춘향가 중 천자뒤풀이〉에서 서정민과 황은진이 각각 이화중선 구조와 이동백 신조를 재현하여 판소리 전승의 변화를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이어서 김광현은 〈춘향가 중 농부가〉를 소리하며, 장재백 춘향가의 면모를 드러낸다. 모든 무대에는 소리북에 박명언이 함께해 전통 소리의 호흡을 유지한다.
배연형 소장이 주최하고 선릉아트홀·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소·선영악회가 주관하며,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의 2025년 원로예술지원 사업으로 후원된다. 관람은 무료로 진행되며 당일 선착순으로 좌석권이 배부된다. 또한 참석자 전원에게는 선영악회 공연 실황 CD가 제공된다. 자세한 문의는 선릉아트홀(02-553-0067) 또는 카카오톡 채널 선릉아트홀을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