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난초 명창, 6년 만에 국립극장 무대서 ‘흥보가’ 완창… 동편제의 진수를 다시 울린다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유은선 예술감독 겸 단장)이 오는 9월 27일(토) 달오름극장에서 〈완창판소리-이난초의 흥보가〉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 이난초 명창이 여섯 번째로 국립극장 완창 무대에 서는 자리로, 6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호방한 동편제 판소리의 진면목에 기대가 모아진다.
동편제의 정통을 지켜온 걸출한 소리꾼
2020년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로 인정받은 이난초 명창은 동편제의 맥을 잇는 대표적 소리꾼이다. 호남 예인 집안에서 태어나 목포제일국악원에서 김상용을 스승으로 소리를 배웠고, 이후 동편제 5대손 강도근 명창에게 사사하며 본격적인 소리꾼의 길에 들어섰다. 또한 성우향 명창에게 ‘춘향가’를, 안숙선 명창에게 ‘심청가’와 ‘적벽가’를 배우며 다양한 판소리 바디를 흡수했다.
33세에 남원 춘향제 명창부 장원과 대통령상을 최연소로 수상하며 일찍이 두각을 나타낸 그는, 2002년 프랑스 파리에서 6시간 동안 ‘춘향가’를 완창하는 등 국내외에서 명성을 쌓았다. 지금까지 30회가 넘는 완창 무대를 발표해온 그는 현재 사단법인 강도근동편제판소리보존회 이사장으로 제자 양성에도 힘쓰며 스승의 바디를 전승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동편제 흥보가의 멋과 비애, 그리고 변주
‘흥보가’는 권선징악의 서사 속에서 인간사의 비애와 희비가 교차하는 작품이다. 특히 동편제 흥보가는 기교보다 성량과 통성, 그리고 진중한 소리를 통해 감동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난초 명창은 상청의 시원한 발성과 중·하성의 깊이 있는 표현력을 고루 갖춘 소리꾼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이번 무대에서 그 공력을 한껏 펼칠 예정이다.
특히 보통 휘중중모리 장단으로 불리는 ‘박타는 대목’을 자진모리로 풀어내어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제비노정기’와 ‘화초장 타령’ 대목에서는 해학과 비장미의 극적 대비가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무대에는 명고 이태백과 임현빈이 고수로 호흡을 맞추며, 해설과 사회는 국립창극단 유은선 예술감독이 맡아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40년 이어온 국립극장 완창판소리의 전통
국립극장의 〈완창판소리〉 무대는 1984년 신재효 타계 100주기를 기념해 시작된 이래, 40년 동안 꾸준히 이어져온 국내 최장·최다 완창 시리즈다. 당대 최고의 소리꾼들이 오르는 이 무대는 판소리의 권위를 상징하는 동시에 관객에게 명창의 소리를 접할 수 있는 가장 정통성 있는 공연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이난초의 흥보가〉는 동편제 판소리의 원형미를 느낄 수 있는 드문 기회이자, 소리의 내공을 갖춘 명창과 이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관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깊은 울림의 장이 될 것이다.
공연은 전석 2만원이며, 예매 및 문의는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를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