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소리를 오늘의 감성으로 되살리는 무지카 엑스 마키나가 10월 28일 ‘서리풀 고음악 오디세이’ 세 번째 공연으로 <눈물과 고요>를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영국 르네상스 시대의 류트송과 조선시대 정가가 나란히 서서, 동서양의 성악 예술이 한 무대에서 대화하는 최초의 시도다.
정가는 조선 상류층의 교양과 감성을 담은 음악으로, 절제된 감정과 철학적 언어가 특징이다. 반면 류트송은 사랑과 슬픔, 고독을 섬세하게 노래하며 서정적 정서를 표현한다. 이번 공연은 두 장르의 차이를 넘어서, ‘슬픔과 고요’라는 인간 감정의 근원적 공통점을 음악적으로 풀어낸다.
정가의 안정아, 카운터테너 정민호가 각자의 전통 위에서 서로의 언어로 노래하며, 거문고 신지희, 대금 김대곤, 장구 김예슬, 리코더 김규리, 류트와 테오르보 윤현종, 비올라 다 감바 강지연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특히 마지막 무대에서는 두 성악가가 정가와 류트송을 넘나들며 부르는 합창 형식의 피날레가 준비돼 있어 기대를 모은다.
무지카 엑스 마키나는 고음악과 전통음악의 공통된 미학을 탐구하며, 음악이 언어와 시대를 넘어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꾸준히 실험해왔다. 윤현종 대표는 “정가는 여백의 예술, 류트송은 고백의 예술이다. 서로 다른 언어가 만날 때 더 큰 울림이 생긴다”고 전했다.
고음악과 정가, 서로 다른 두 줄기의 음악이 만들어내는 울림이 서초의 가을밤을 채운다.
‘눈물과 고요’는 그 제목처럼, 고요한 아름다움 속에서 인간의 감정을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